위안부피해 할머니들 "공식사죄ㆍ배상 바라지만 우려가 커"

▲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하루 앞두고 양국 간 국장급 협의가 열리는 27일 오후 광주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나눔의 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희남 할머니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루 앞둔 27일 해결의 주체이자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치적 판단에 따라 졸속적인 결과를 내놓는다면 우리 국민의 반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큰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해 할머니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기대는 하지만 회담을 하기도 전에 문제 해결의 전제 조건으로 여러가지를 내걸고 있다는 보도가 일본 언론을 통해 나오는 것을 보면 우려가 더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희남(88) 할머니는 "일본이 진심으로 배상하고 싶다면 법적 사죄를 하고 배상 문제를 얘기해야 한다"며 "여러가지 조건을 내걸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일본 정부의 회담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강일출(88) 할머니는 "나는 경북 상주사람인데 왜 중국으로 끌고갔겠냐"며 "위안부로 강제로 끌고 간 것을 인정하고 아베 일본 총리가 직접 찾아와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가 군위안부 문제 타결조건으로 한일청구권협정(1965년)이 유효하다는 점을 문서로 확약할 것을 한국에 요구하고, 기금 신설을 검토 중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옥선(89)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는 법적으로 끝났으나 인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게 일본 정부 방침'이라는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의 설명을 들은 뒤 "강제로 끌려간 우리는 일본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꼭 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이 거론되는데 대해서도 우리 국민이 기금을 모아 세운 것으로 일본 정부는 말할 권리가 없다고 일축했다.

유희남 할머니는 "소녀상은 우리 국민이 설치한 것으로 정부도 마음대로 못한다"며 "할 말 없으니 일본이 이것저것 끌어대고 얘기하는데 비겁한 짓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정식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즉시 시작해달라고 법원에 거듭 촉구했다.

할머니들은 2013년 8월 서울중앙지법에 1인당 위자료 1억원의 손해배상 조정 절차를 신청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한국 법원의 권한이 일본 정부에 미치지 않는다며 2년여간 사건 서류 등을 반송했다.

강일출·유희남 할머니는 "할머니들이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냐"며 "재판을 빨리 개시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일본 측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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