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철벽 마무리', 4경기 2⅓이닝 1피안타 평균자책점 0

▲ 16일 오후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8강전 대한민국과 쿠바의 경기. 9회말 1사 때 대한민국 마무리 투수 이현승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야구는 '꼼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하는 거잖아요. '꼼수'는 절대 실력을 이길 수 없죠."

'가을 야구' 최고의 마무리에서 이제는 한국 야구 대표팀 불펜진의 기둥으로 우뚝 선 좌완 투수 이현승(32·두산 베어스)의 말이다.

세계 야구 랭킹 상위 12개국의 국가대항전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한국의 4강행을 확정 지은 마지막 공은 그의 손에서 나왔다.

이현승은 지난 16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대회 본선 8강전에서 7-2로 앞선 9회말 1사에서 한국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첫 타자 야시엘 산토야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으나 유리스벨 그라시알을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에스타일레 에르난데스는 3구 삼진으로 요리하고 경기를 매조지 했다.

시즌 중반 마무리 보직을 맡은 이현승은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소속팀 두산이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그 활약을 바탕으로 2006년 대만 대륙간컵대회 이후 무려 9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이현승은 우완 언더핸드스로 정대현과 함께 대표팀의 뒷문을 탄탄하게 지키고 있다.

그것도 결정적인 고비에서 등판해 자신의 임무를 완수해냈다.

이현승은 멕시코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말 2사 2루에서, 미국전에서는 2-2로 맞선 9회초 2사 2루에서 등판해 실점 없이 위기를 막아냈다.

이번 대회 성적은 4경기에 등판해 2⅓이닝을 던지면서 1피안타 2탈삼진 1실점(비자책)에 평균자책점은 0이다.

이날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현승은 "소속팀에 있을 때도 책임감을 느끼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느끼는 책임감은 더 크다"며 "등판할 때마다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던졌다. 다른 선수들도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4강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승은 19일 일본 야구의 심장인 도쿄돔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재대결에서 이번에는 절대 지지 않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한국은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이번 대회 개막경기이자 조별예선 B조 1차전에서 일본에 0-5로 완파했다.

이현승은 "이미 마음은 일본에 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라며 "일본전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일본전만큼은 모두 각오가 돼 있다. 이 악물고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하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이현승은 일본이 전승 우승의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준결승 일정을 애초에 짜였던 것보다 하루 앞당긴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우리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며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어차피 야구는 '꼼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하는 것이다. '꼼수'는 절대 실력을 이길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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