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안 갈등으로 비주류 반발 커지자 창당 조기 가시화

▲ 천정배 의원 (연합뉴스 제공)

새정치민주연합 공천혁신안 의결에 당내 비주류가 반발하며 내홍이 격해진 가운데, 때마침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17일 창당회견 일정을 예고하면서 '신당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등을 둘러싼 갈등이 제대로 수습되지 못할 경우, 신당바람에 힘입어 자칫 비주류의 '탈당 러시'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천 의원은 창당회견 일정을 20일로 잠정 결정했다. 새정치연합이 혁신안을 의결한지 불과 나흘만이다.  

회견에서 천 의원은 신당의 활동 방향이나 준비 일정 등을 소개하며 분위기를 띄우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표가 지난 2일 "정동영 전 고문도, 천 의원도 함께 할 대상"이라고 말하고, 12일에는 천 의원 딸의 결혼식장을 찾는 등 '러브콜'을 보냈지만, 천 의원은 아랑곳않고 '신당 로드맵'을 계속 밟아나가고 있다. 

다만 이날 신당의 성패를 가를 영입인사들의 면면을 이날 공개할지, 이후 순차적으로 공개할지는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직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중에서도 천 의원의 신당창당 선언에 합류할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 측은 유명 대학교수 등 학계 인사들이나 법조계 인사들을 폭넓게 접촉했으며, 체육계, 문화계, 농민 등 각계를 대표할 인사들도 영입 대상에 올려놨다. 

이처럼 천 의원의 신당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자 새정치연합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혁신안이 비주류의 퇴장 속에 통과되는 등 계파갈등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신당의 출현은 내부단결 효과보다는 원심력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에서 "문 대표는 달라야 한다. 그의 목표는 대통령이지 당 대표로서 '킹메이커'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늘 발자국이 대선 경선 과정이나 대선에서 국민에게 어떻게 각인될까 생각하며 행보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신 천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까지 끌어안는 '조기 통합전대론'을 거론했다.

최원식 의원은 전날 TBS 라디오에서 "혁신 완성도를 더 높였어야 한다. (그러면) 천 의원이 명분을 잃게 되고, (당에) 들어오라고 할 수 있다"면서 "당 대표가 재신임을 걸어 상황이 꼬였지만, 여전히 당의 외연을 넓히는 통합전대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합전대 시기로는 10월말께를 거론했다.  

문병호 의원도 이날 한 언론지와의 통화에서 "(이종걸 원내대표가 제안한) 당내 통합기구를 발족시키면, 통합전대를 포함한 해법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표가 추석 전에 재신임 투표를 강행한다면 비주류의 반발이 위험수위까지 달하며, 박주선 의원을 비롯한 '신당파'들의 '탈당러시'가 이어지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혁신위원회가 23일 '제도를 넘는 혁신'이라는 주제로 인적쇄신 내용을 담은 마지막 혁신안 발표를 남겨둔 점도 중요 변수다. 여기서 비주류 인사들을 겨냥한 '중진퇴진론'이 나온다면 원심력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반면 신당론이나 비주류의 반발이 예상만큼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리라는 관측도 있다. 

천 의원 신당은 아직 실체가 완전히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과연 제1야당 자리를 대신할만한 인재영입에 성공했느냐에 대해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많다. 

제대로 역량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자연스럽게 신당 바람도 잦아들 수밖에 없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역시 15일 신민당 창당을 선언했으나, 현역 의원 참여가 없었다는 점에서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일부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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