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골치 아픈 질문 말라"…南 "도지사 임기 채우겠다"

▲ 1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화제의 인물 정책콘서트'라는 주제로 정책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여야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미묘하게 다른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11일 저녁 비가 내린 서울광장에선 교통방송 주최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 시장과 새누리당 소속 남 지사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두 사람은 시작부터 "서로 친해서 당이 다른 걸 전혀 느끼지 못한다"며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정치 이야기가 나오자 분위기가 다소 긴장됐다.

사회자가 '꼭 지금이 아니라도 대통령을 보면서 내가 하면 저것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 있느냐'고 질문하자 두 사람 모두 '○' 피켓을 들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 시장은 "시민운동을 하고 광역단체장으로서 일하다 보면 국가 사안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막상 대권 도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끼며 다른 답을 내놨다.

남 지사는 "박 시장은 나가실 것 같다. 나가실 것 같으니 나가셔야죠"라면서 "저는 (도지사) 임기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렇게 골치 아픈 질문 묻지 말라"며 "시장을 4년간 하며 배운 건 절대 그런 유도심문에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현행 대통령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두 사람이 의견을 같이했다.

남 지사는 "당장은 안 되겠지만 연정을 해서 국정을 끌어가는 형태가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고, 박 시장은 "막상 일할 만하면 레임덕이 와 정책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내각제나 4년 중임제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서로 어려움을 겪는 정책에 대해서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먼저 남 지사는 박 시장이 추진 중인 고가 공원화 등 서울역 활성화 프로젝트에 대해 "뉴욕 하이라인파크에 가보고 무릎을 탁 치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며 "청계천사업도 그랬지만 이해관계만 잘 조정되면 모두 '윈윈' 할 수 있고 명소가 될 것 같다. 성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경기도청사의 광교 신도시 이전 추진과 관련해 "손학규 전 지사 때 도청사에 가봤는데 이미 낡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단순히 도청만 옮기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함께 가는 것은 큰 선물"이라고 화답했다.

소주 한 잔 하며 '형, 동생' 하겠다고 밝힌 두 사람은 현안에 대해서도 대부분 같은 의견을 내놨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남 지사는 "역사는 그렇게 획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고 국정교과서는 시대 방향과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박 시장도 "경쟁력의 원천은 다양성"이라며 남 지사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광역단체장으로서 권한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것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박 시장이 최근 부시장을 7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남 지사는 "우리는 경기도 국회의원을 통해 법안도 냈다"며 "야당과 연정을 하며 보건복지 분야를 맡겼는데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때 잘하시더라. 전국적으로 조금 더 늘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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