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과량섭취 계속되면 당뇨병·관상동맥질환 등 유발

▲ <연합뉴스 제공>

과자부터 주류에 이르기까지 요즘 대한민국에 '단맛 열풍'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설탕을 듬뿍 넣어 맛을 낸 요리법까지 인기를 끌 정도다.

물론 설탕은 우리 몸의 뛰어난 에너지원이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흔히 '당이 떨어졌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이런 이유다. 설탕은 체내에서 빠르게 에너지원인 당으로 전환돼 운동 후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설탕을 장기간에 걸쳐 습관적으로 섭취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설탕의 과도한 섭취가 가져오는 건강문제를 살펴본다.'

    ◇ 습관적 설탕 섭취가 당뇨병·관상동맥 질환 등 발병 위험 높여
설탕이 듬뿍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뇌는 혈당을 떨어뜨리려고 인슐린을 다량 분비한다. 그러면 일시적으로 저혈당 증상이 오고, 뇌는 다시 설탕이 필요하다고 인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단 음식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무서운 건 이런 습관이 갑상선 기능을 떨어뜨려 무기력증, 피로, 비만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심한 경우 당뇨병과 관상동맥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결과를 보면 설탕을 과다 섭취하는 사람은 설탕이 조금 첨가된 음식만을 먹는 사람과 비교해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3배나 높았다.

2010년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은 당분이 첨가된 음료수를 하루에 한두 잔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과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각각 26%, 2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총 당류 섭취량이 평균 61.4g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일 섭취량인 50g을 훨씬 웃도는 만큼 설탕 섭취에 조심해야 한다.

지나친 설탕 섭취는 호르몬 분비 외에 장 기능 저하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장은 인체의 가장 큰 면역 기관이자 독성 물질을 걸러내는 곳이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장내 세균이 활발하게 증식해 정상적인 장의 기능을 해치고 장 점막까지 해친다. 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장내 독소들이 그대로 쌓여 만성피로를 유발하고, 면역 기능에도 문제를 일으켜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이대목동병원 건진의학과 전혜진 교수는 "적당량의 설탕은 포도당을 빠르게 올려 두뇌 활동을 돕고 원기를 순식간에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설탕 섭취가 지나치면 비만해지고, 혈액 속에 중성지방 농도가 올라가는 동시에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 만성적인 설탕 섭취, 설탕 중독 일으킬 수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음식부터 생각나고, 단 음식을 끊으면 손발이 떨리면서 산만해지거나 무기력증·우울증까지 느끼는 경우가 있다면 '설탕 중독'(Sugar Addiction)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설탕 중독은 신체적·심리적 원인 때문에 단 것을 끊임없이 찾아 먹는 행동으로, 정신과 진단명으로 명시돼 있을 만큼 무서운 병이다. 만성적 설탕 섭취와 만성 음주로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도 질환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단맛은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을 분비시키는데,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단것을 먹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과잉 섭취하면 단맛에 대한 의존성이 증가하고 결국 중독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만성적으로 과다한 설탕에 노출되면 뇌의 보상 중추에 작용하는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도파민은 마약을 복용할 때와 같은 쾌락과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도파민의 분비가 늘수록 몸은 도파민에 내성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쾌락을 위해 보다 많은 양의 설탕을 찾게 돼 결국에는 설탕 중독에 빠질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원정 교수는 "우울한 환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설탕 등의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가 커지게 되는데, 평소와 달리 자꾸 단맛을 섭취하고 싶다면 혹시 우울감이 증가한 것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 설탕 섭취를 줄이는 팁(Tip)
▲ 탄산음료 대신 가정용 웰빙 음료를 섭취하라 = 음료 섭취는 과도한 당 섭취의 주범이다. 별생각 없이 들이켜는 음료에는 액상과당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정에서 매실차, 오미자차 등 웰빙 음료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고, 당도가 낮은 생과일을 갈아 마시는 것도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다.

▲ 설탕 대신 원재료 속 천연 당분으로 대체하라 = 단맛 나는 과일이나 채소, 곡류를 통해 당분을 대체 섭취하는 것도 설탕 섭취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원재료를 통해 섭취하는 천연당은 당뇨병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에겐 얼마를 섭취하든 큰 문제가 안 된다는 게 WHO와 와 국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설탕 대신 올리고당을 사용하라 = 설탕 대신 올리고당을 사용하면 열량도 낮을 뿐 아니라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몸속에서 당 흡수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 영양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라 = 가공식품을 살 때는 영양 성분표를 꼼꼼히 읽어 보고 전체 용량 대비 당이 얼마나 들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때 영양 성분표가 1회 제공량인지, 2회 제공량인지 잘 구별해야 한다. '설탕 무첨가'란 표기에도 속지 말아야 한다. 이 경우 설탕 대신 액상과당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6배나 달 뿐 아니라 설탕보다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주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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