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의료진, 수술 결과 저명 학술지에

국내 의료진이 치아의 매복 상태 때문에 잇몸뼈가 거의 없어 치아 이식이 어렵던 환자에게 자가 치아를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이 수술 결과를 정리한 논문은 이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미국근관치료학 저널에 실렸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구강악안면외과는 매복 치아와 물혹 등으로 잇몸뼈가 거의 없던 20대 남성 환자에게 '콜라겐 스폰지'를 활용한 수술법으로 자가 치아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 '누워 있는 치아'가 매복 치아다. 주변의 검은 그림자는 물혹이다. B사진 : 매복 치아를 꺼내고 원래 자리에 이식한 직후 C사진 : 수술 3년 후 치료가 완료된 모습

이 환자는 치과 정기검진 중에 아래턱에 작은 어금니 한 개가 매복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매복 치아가 있던 곳에는 있어야 할 잇몸뼈는 없고 물혹까지 생겼다.

물혹을 제거하고 매복 치아를 꺼낸 의료진은, 이 치아를 버리지 않고 원래 났어야 할 자리에 이식하기로 했다.

발치한 공간에 치아를 이식하려면 잇몸뼈가 충분해야 단단히 고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환자는 물혹 때문에 잇몸뼈가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다른 부위의 뼈를 이식한다 하더라도, 많은 양을 이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뼈 이식 대신 뼈 생성을 돕는 '콜라겐 스폰지'를 채우기로 했다. 콜라겐 스폰지는 치아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고 새로운 뼈의 생성을 유도하는 물질이다.

수술 후 2년 동안 관찰한 결과, 이 환자의 이식 치아는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혹은 사라졌고, 수술의 상처도 깨끗하게 아물었다.

치료에 참여한 구강악안면외과의 허종기 교수는 "젊은 환자라서 자연 치아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도록 했다"며 "자가 치아 이식은 자연치아를 보존하고 자연스럽게 치아 이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또 치과보존과 신수정 교수는 "잇몸뼈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치아 이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앞으로 자가 치아 이식 수술의 적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허종기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왼쪽)와 신수정 치과보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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