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파스 미망인 "북한, 도발 중단하고 평화 위해 함께 노력 기원"

▲ 18일 오전 파주시 서부전선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에서 열린 판문점도끼만행사건 추모식에서 JSA 장병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추모식이 18일 오전 파주시 서부전선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에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육군 1사단과 주한미군 2사단, 중립국감독위원회(NNSC), JSA 전우회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JSA 대대 내 추모비 앞에 모여 당시 숨진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버렛 중위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이들의 넋을 기렸다. 군 관계자들의 추모사도 이어졌다.
 
특히 미망인인 보니파스 여사는 추모식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길 기원한다"며 "2주전 한국군 2명을 다치게 한 전방의 북한군은 우리의 말을 제대로 들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딸과 손자를 데리고 JSA 일대와 아름다운 한국의 모습을 둘러보며 훌륭한 한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버린 남편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추모식은 예년과는 달리 추모사가 끝난 뒤 사건 현장이었던 비무장지대(DMZ)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로 이동해 헌화하는 절차는 생략했다.

군은 "최근 서부전선 DMZ 지뢰 사고로 만일의 돌발상황을 대비해 올해는 JSA 대대 안에서만 추모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 있으며 다리의 남측이 군사분계선에 해당된다.  

◇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1976년 8월 18일 JSA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두고 남북이 갈등을 빚던 중 미 2사단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버렛 중위가 북한 군인 30명에게 도끼로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으로 치달았다. 미군은 북한에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보여주기 위해 사상 최대의 나무 제거 작전인 '폴 버냔 작전(Operation Paul Bunyan)'을 펼쳤다.  

이 미루나무 한 그루를 베기 위해 F-4 전투기와 B-52 폭격기가 JSA 상공에 대기했고 오산공군기지의 F-111 전투기들이 출격을 준비했다. 미드웨이 항공모함까지 한반도 근처로 이동했다. 

미군은 북측이 나무 베는 작업을 또 다시 방해한다면 개성을 점령하고 황해도 연백평야까지 진격할 계획이었으나 북측의 유감표명으로 일단락됐다.

이후 남북한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JSA에서도 군사분계선을 넘지 못하게 됐다. 현재 JSA 장병이 머무는 JSA대대는 '캠프 보니파스'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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