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는 '블라터 근거지' 취리히·'플라티니 안방' 파리 중 고심

▲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연합뉴스 제공)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에 도전하는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12일(한국시간)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결승전에 맞춰 출마를 공식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정 명예회장 측은 2일 한 언론지와 한 전화통화에서 "정 명예회장이 유럽 조지아에서 열리는 UEFA 슈퍼컵 참석차 유럽으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 명예회장이 "8월 중순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에서 공식 출마발표를 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슈퍼컵 결승전 전후가 출사표를 던질 시점이 될 전망이다.

정 명예회장은 이번 달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중국 우한을 방문해 아시아 국가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후 일단 국내에 귀국했다가 조지아로 떠날 예정이다.

정 명예회장은 출마선언 장소 선정에도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 측은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를 생각 중"이라면서 "프랑스 파리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 측은 우선 출마선언 장소로 FIFA 본부를 1순위로 꼽고 있다. 부패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FIFA에서 개혁의 기치를 올리면서 '개혁 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산 때문이다. 

문제는 제프 블라터 회장이 여전히 권좌를 지키고 있는 FIFA가 정 명예회장에게 출마선언을 위한 장소를 내줄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정 명예회장 측도 이 같은 문제점을 고려해 대안으로 프랑스 파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정치·외교의 중심지로 꼽히는 파리는 국제 축구계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다. 유럽에서도 가장 교통이 편리해 많은 인사들이 참석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특히 파리는 유력한 차기 회장후보로 꼽히는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의 본거지다.

파리에서 출마선언을 할 경우엔 강력한 경쟁자인 플라티니의 대항마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명예회장은 출마의지를 밝힌 시점부터 블라터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플라티니 회장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FIFA 개혁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 측은 "(아직 응답은 없지만) 플라티니 등 후보자들에게 FIFA 개혁을 위한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며 "앞으로 플라티니와는 자주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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