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에라도 경쾌한 음악과 함께 '빵빵' 소리를 내며 달려갈 것 같은 빨간 이층 버스가 있다.

알록달록한 풍선과 꽃다발을 매단 버스에 탄 파란색 테디베어와 코끼리 등이 이국적인 풍경과 어우러진 모습을 보고 있자면 최근 주변에서 들려오는 슬픈 소식과 우울함을 잠시나마 잊고 어린 시절 즐거웠던 추억에 잠길 수 있을 듯하다.

노래 가사처럼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 나라'로 데려다 줄 것 같은 버스를 비롯해 동심을 자극하는 형형색색의 작품은 바로 작가 박현웅의 작품이다.

▲ 카바티나에서 코파카바나까지 120×120cm mixed media 2014-s

박현웅의 개인전 '숨은 그림 찾기'가 오는 30일부터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린다.

대학에서 금속조형디자인을 전공한 작가는 "처음에는 금속 작업을 했지만 재료와 표현의 한계를 느껴" 자작나무로 작업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작가는 핀란드산 자작나무를 직접 손으로 깎고 오려붙인 다음 색을 칠해 입체적으로 동심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작품은 보통 적게는 3개, 많게는 8개의 겹으로 이뤄졌다. 자작나무를 자르고 붙이면서 그림을 짜 맞추는 과정 속에 이미지는 입체적으로 변화하고 작품에 율동감과 생동감이 더해지는 식이다.

작가는 수년 전 난생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났다. 스페인 남부 지역을 20여 일간 여행하면서 만난 이국적인 풍경은 작품의 배경이 돼 한층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전시를 앞두고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잊어버렸던 것들을 찾아서 추억하는 그림 속 여행"이라며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기보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설명했다.


전시 제목처럼 1층 전시장에서 선보이는 신작 16점에는 작가가 관람객을 위해 '선물'을 숨겨놨다. 스쳐 지나가듯 작품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그림을 찬찬히 살피며 신발과 모자 등 작가가 곳곳에 숨겨 놓은 물건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음 달 5일에는 작품 속 숨은 그림을 찾는 관람객에게 작가의 '손그림'도 선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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