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희귀식물 70% 확보해 자연서식지 밖 보전

▲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현재 한국의 희귀식물 571종류 가운데 70%인 400종류를 현지외 보전하는 데 성공했다. 나고야 생물다양성협약(CBD)의 지구식물보전전략 2020은 2020년까지 75%를 보전하는 것이 목표로 국립수목원은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은 수목원의 비공개 연구영역 종자은행(Seed Bank)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포천시 소흘읍 국립수목원 종자은행 장기 저장고에 들어가니 겨울처럼 입김이 하얗게 뿜어져 나온다.

종자은행(Seed Bank)은 산림야생식물과 희귀 및 특산식물의 종자를 저장하는 시설.
 
지난 2003년부터 국내외 종자 1만1천982점을 보유하고 있는 '씨앗 노아의 방주'다.

이곳의 면적은 98.4㎡로 영하 18도의 장기저장고와 영상 4도의 단기저장고로 나뉜다.

수목원은 씨앗의 건강상태와 부패 정도 등을 검사 장·단기 저장으로 분류한다.

10년 이상 보관하며 연구 및 증식 작업을 해야 하는 종자는 장기저장고에 보관하고, 5년 이내에 연구 및 증식 작업을 마무리해야 종자는 단기저장고에 넣고 있다.

이곳을 거친 씨앗은 종자은행 인근의 보존원에서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린다.

온실 16동과 개활지로 이뤄진 보존원에서는 연구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탐라난, 금자란, 나도풍란 등 희귀 및 특산식물의 발아와 증식을 돕고 있었다.

희귀 및 특산 식물의 씨앗을 보관하고 증식하는 곳인 만큼 종자은행과 보존원은 수목원 내에서도 비공개 연구공간이다.

국립수목원의 한 관계자는 "수천만원에 거래되면서 자생지가 파괴된 난초들도 종자은행과 보존원을 통해 현지외 보전해 증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외 보전'은 희귀 및 특산식물을 자연 서식지 외의 장소에서 보전하는 것을 말한다.

국립수목원은 현재 한국의 희귀식물의 70%인 400종류를 현지 외 보전하는 데 성공했다. 

또 특산식물의 44%인 157종류를 수집하고 저장했다.

한국의 희귀·특산식물은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라 지정되어 있다. 

희귀식물은 개체 수와 자생지가 줄고 있어 특별 보호·관리가 필요한 식물로 571종류다. 

특산식물은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식물로 360종류다.

지난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생물다양성협약(CBD)에서 '지구식물보전전략(GSPC) 2020'이 채택되면서 각 나라는 2020년까지 자국의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종의 75%를 현지 외 보전해야 한다.

현재 희귀식물의 70%를 현지 외 보전 중인 국립수목원은 지구식물보전전략 2020의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목원의 한 관계자는 "희귀식물의 현지 외 보전은 우리나라의 유전자원을 후대에 온전히 전해주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수목원은 현지 외 보전에 성공한 식물들을 오는 16일까지 산림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희귀·특산식물 특별전시회를 열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전시회 주제는 '우리 땅에서만 볼 수 있고 사라져가는 우리 식물'이다.

국립수목원에 입장한 사람이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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