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흥에 내·외국인이 함께하는 공동체 ‘마을학교 꿈틀’개교
- 선생님은 결혼이민자 4명, 내국인 자원봉사자 2명
- 학생은 다문화가족과 저소득층 자녀 등 20명
○ 도, 외국인주민과 공생하는 다문화 마을공동체 26곳 선정 지원
- 양육, 문화체육, 자율방범, 외국어 재능기부, 커뮤니티 공간 등

 

초등학교 2학년인 정은이(가명)에게는 두 개의 정체성이 있다. 한국인과 중국인. 아빠 엄마는 늦게까지 일을 하셔서 학교 숙제와 준비물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게다가 엄마는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아 학교 숙제는 온전히 정은이 몫이다. 친구들처럼 학원도 다니고 싶고 뭔가 배우고 싶지만 집안 형편도 좋지 않다. 

경기도 다문화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22일 문을 연 ‘울타리 없는 마을학교 꿈틀’은 시흥시 정왕동 지역주민들이 정은이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물이다.  

시흥시 정왕본동과 정왕1동은 시흥시 외국인 인구의 약 73%(1만 9천명)가 거주하는 외국인 밀집지역이다. 지역상인회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은 외국인 주민들과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3사랑 밥터를 운영하고 있다. 3사랑 밥터는 매일 아침 50명, 저녁 30여 명 정도의 엄마, 아빠의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지역자녀들과 결식아동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서비스 방안을 찾고 있던 지역주민들은 시흥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대표 차선화)와 함께 지난 1월 경기도가 추진하는 다문화 마을공동체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울타리 없는 마을학교 꿈틀’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지역 주민들은 기존에 있던 밥터를 아이들을 위한 교육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영어와 중국어 수업, 학습보충을 제공하기로 했다.   
꿈틀 선생님은 지역주민인 결혼이민자와 은퇴한 자원봉사자들로 외국어와 학습지도를 담당하며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현재 꿈틀 선생님은 전국 최초로 다문화학급을 설치하며 외국인 주민 자녀에게 학습권을 제공한 일로 유명한 전 시흥초등학교 교장 정팔기 선생님을 비롯해 중국어를 맡고 있는 려건형, 권보화 선생님, 영어를 맡고 있는 필리핀에서 온 아이린, 미쉘 선생님, 학습지도를 맡고 있는 임정애 선생님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경기도는 ‘울타리 없는 마을학교’처럼 경기도가 추진하는 다문화 마을공동체 사업이 도내 26개 지역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2일 문을 연 꿈틀을 시작으로 오는 28일에는 군포시 당정로에 레인보우 다문화카페가 문을 연다. 레인보우 다문화카페는 다문화 마을공동체 1호 카페로 이주여성들의 일자리 공동 실습장이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다문화가정자녀와 일반가정 자녀들의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문화 이해를 유도하는 구세군 안산 다문화센터 축구 문화교실과 광명 어울마루 모임, 하남의 멘토링 스쿨과 외국인 주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이 기대되는 오산 자율방범대, 평택 피나이 커뮤니티(영어 재능기부), 파주 재능미인(음식물 종량제 계도활동), 시흥시 어울림봉사단(이주여성과 자원봉사단 친정가족 결연), 베트남댁들의 췐핌(연극공연)등이 준비 중에 있다.  

경기도는 지난 1월부터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다문화 마을공동체 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참가자 모집에 나선 바 있다. 도는 올해 총 26개 다문화 마을공동체 사업을 선정했으며 1개 사업 당 200만 원에서 1천500만 원까지 총 2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울타리 없는 마을학교 개소식에 참석한 경기도 관계자는 “다문화 마을공동체는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 지역 활동가의 헌신, 지역단체의 파트너십이 어우러지면서 기존 다문화정책보다 저항을 적게 받으면서도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날 개소식은 시흥시 군서로 마을학교 꿈틀에서 열렸으며 3사랑밥터 한건석 대표,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 신명자 이사장, 마을주민과 학생들이 참석해 개교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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