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여명 참가…"안전대책 마련 안 되면 사격장 폐쇄 요구"

▲ 지난 3일 포천시 미8군 로드리게스 훈련장(영평사격장) 입구에서 영평·승진사격장 대책위 회원들과 인근 마을 주민들이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제공)

포천 미군 사격장 피해주민들이 오는 29일 서울 용산 미8군 사령부 인근에서 안전대책 강구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포천 영평·승진사격장 주민대책위원회는 29일 오후 2시께 미8군 사령부와 이웃한 전쟁기념관 앞에서 주민 700여 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대책위는 최근 잇따른 도비탄 사고와 관련한 안전대책 강구를 촉구하는 한편,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사격장 폐쇄 요구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집회에서 미8군 사령부에 주민들의 뜻을 담은 서한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미군 영평사격장을 비롯한 군 사격장 주변 4개 마을(이동면·영북면·창수면·영중면)로 구성된 대책위는 집회 참가를 위해 45인승 전세버스 18대를 동원키로 했다.

지난 3일 미 영평사격장 입구에서 주민 600여 명이 참가한 집회에서는 대책위 관계자 3명이 삭발하고, 소음 때문에 가축의 유산 피해가 심각하다며 송아지를 데리고 나오는 등 전에 없이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집회 이후 버나드 샴포우 미8군 사령관이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사과 서한문을 전달했다.

미군은 또 두 차례 사고가 났던 105㎜ 대전차 연습탄을 이용한 사격훈련을 잠정 중단하는 등 일단의 조처를 취했다.  

김광덕 대책위 사무국장은 한 언론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60년간 꿈쩍도 않던 미군 측도 변화를 보이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제대로 된 안전대책과 피해보상안이 나올 때가지 주민들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22·28일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영평사격장 건너 마을인 영북면에서 도비탄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났다.

영평사격장은 영중면 일대 약 1천352만㎡ 규모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미군 훈련장이다. 

도비탄은 발사된 총·포탄이 바위 등 딱딱한 물체에 맞고 엉뚱한 방향으로 튀는 것이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