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책의 수도 인천 지정 기념 특별기획 한국 현대문학 문인 육필 특별전 개최

대한민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인 (재)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대표이사 김윤식)은 2015 유네스코 선정 세계 책의 수도를 기념하여, <한국문학의 큰 별들, 육필로 만나다> 전시회를 개최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4월 23일 세계 책의 수도 개막식에 앞서 인천을 내외에 널리 알린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 현대문학을 화려하게 수놓은 주요한, 고은, 김동리, 박경리, 박완서, 서정주, 김현 등 대표적인 문인 총 46명이 손으로 쓴 육필 60점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과거 문인들의 육필 원고 전시가 몇 차례 열렸던 적이 있지만, 우리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만 엄선하여 시와 소설, 비평 등 전 장르에 걸쳐 육필 원고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이번 한국근대문학관의 전시가 사상 최초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학과 월간문학 등 문학잡지 편집부에서 일하며, 평생을 우리 문학의 현장에서 문예지 편집과 문인 전문 사진가로 활동해온 김일주 선생이 한국근대문학관에 기탁한 육필 원고 약 5,600점 중에 선별한 것이다.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특별전시에서는 박경리의 토지와 이병주의 지리산,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 김성동의 만다라 등 한국 현대문학의 최고 명작이자 문제작 육필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크게 화제를 불러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1969년부터 1994년까지 4반세기에 걸쳐 발표된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는 한국 현대문학이 배출한 거대한 봉우리이자 기념비적 명작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토지는 전체 5부 중 2부와 3부에 해당하는 것으로 1970년대 집필된 작가의 육필 원고이다. 박경리 필생의 역작 토지는 작가의 명성이나 작품이 가진 의의에 비해 작품의 원천이 된 작가의 육필 원고는 지금껏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따라서 한국근대문학관의 이번 전시가 최초로 공개되는 기회인 만큼, 한 글자 한 글자에 담긴 작가 박경리의 평생의 치열한 문학 정신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972년부터 1978년 6년에 걸쳐 월간지 세대에 발표된 이병주의 대하소설 지리산의 육필 원고도 이번에 처음으로 일반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에 공개되는 것은 작품이 연재된 세대의 원고로, 월별로 갈무리된 원고의 모습과 붉은 색으로 표시된 교정의 흔적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어 작가의 글쓰기 습관이나 컴퓨터로 작업하기 이전 잡지 편집의 과정까지 알 수 있어 보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다. 
   
또한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김성동의 만다라의 최초 원고들도 처음으로 그 모습을 선보인다. 이들 작품은 1970년대를 풍미한 문제작으로 영화로도 제작되어 당시 커다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육필 원고와 더불어 영화의 포스터와 스틸사진까지 같이 전시되어 1970년대의 분위기 만끽은 물론 그 시대에 청춘을 보냈던 세대에게는 아련한 향수까지 느낄 수 있다. 
   
 한국 근현대 시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미당 서정주의 원고도 매우 이채롭다. 서정주는 화사집과 귀촉도, 질마재신화 등 우리 시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편을 창작한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서정주는 전기 김좌진장군전(1948)과 희곡 영원의 미소(1974) 등 시 이외의 장르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데, 이는 문학 연구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다. 이번 한국근대문학관의 전시에서는 서정주의 희곡 영원의 미소 원고가 전시된다. 
 
이 작품은 1974년 문학사상 4월호에 발표된 것으로, 서정주가 다양한 장르에 걸쳐 문필 활동을 했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우리 근대문학 초기인 1920년대에 등단하여 활동한 김기진과 박종화, 주요한의 육필 원고와 한국 현대문학을 빛낸 중요 소설가와 시인들의 원고도 대거 전시된다. 특히 박종화와 주요한의 원고는 그들이 문단에 데뷔한 우리나라 최초의 문예동인지 창조와 백조 시대를 회고하는 글이라는 점에서 우리 근대문학의 초창기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소설가 코너에서는 김동리, 박경리, 박완서, 조세희, 최인호, 황순원, 황석영 등 우리 현대 소설문학을 대표하는 20명의 작품 총 27점이 전시된다.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이문구의 우리 동네, 이청준의 춤추는 사제, 전상국의 아베의 가족, 황석영의 「장사의 꿈」 등 시대를 풍미한 한국 현대문학의 최고 문제작이자 명작들의 육필이 최초 공개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끈다. 
   
세 번째 시인 코너에서는 고은, 김춘수, 박목월, 박두진, 서정주, 정현종 등 한국 현대 시문학을 대표하는 19명 시인의 육필원고 26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강은교의 「소리9」나 구상의 「까마귀」 연작, 정현종의 「고통의 축제2」 등 대표작뿐만 아니라 시인들의 대표작 해설이나 작품 활동 이력, 후배 시인들에 대한 조언 등 산문도 대거 전시된다는 점에서 매우 이채롭다. 매년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의 이상 평전과 단편소설, 박목월의 「나의 대표적 사투리」 등이 그러하다. 
   
마지막 네 번째인 평론가는 백철, 김윤식, 김현, 유종호의 친필 원고가 전시된다. 1920년대 카프 시기 비평논쟁의 당사자인 백철부터 현재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인 유종호의 원고까지, 이들 4명의 평론가의 원고는 한국 근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최고 지성의 육필이라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다. 
   
오늘날은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모든 글을 손이 아닌 컴퓨터로 쓴다. 키보드를 통해 쓰다보니 편집이나 수정 등의 측면에서 여러 가지 편리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손글씨가 갖고 있는 그 사람만의 개성이나 수정 및 교정 흔적에서 보이는 작가나 편집자의 치열한 고뇌 같은 것은 느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한국근대문학관에 전시되는 총 60점의 원고들에는 모두 작가가 직접 고친 흔적이나 편집자의 교정, 인쇄부호 등이 붉게 표시되어 있다. 작품 창작과 제작의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원고 위의 다양한 흔적들은 원전비평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은 “오랜 시간 정말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전시이며, 손과 펜으로 작품을 쓰는 시대가 아닌 만큼 이번 대표 작가의 육필 원고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전시가 될 수도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인천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책의 수도인 만큼 앞으로도 책 읽는 문화와 문학 및 인문학 진흥을 위해 전시나 교육프로그램 등 최고 수준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임을 밝혔다. 
   
전시기간 2015. 4. 10. ~ 6. 14.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실. 관람시간 10:00~18:00(입장은 17:30까지). 입장료 무료. 문의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032)455-7166. http://lit.if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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