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높은 강서·강동,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 이끌어

올해 1∼2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를 이끈 것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은 강서구, 성동구, 성북구 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양상은 전세난에 지친 주택 실수요자들이 서울의 아파트 거래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5일 부동산114와 온나라부동산정보통합포털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7천77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6천679건)보다 16.4% 늘었다.

이는 부동산 매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1∼2월 거래량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특이점은 과거 주택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강남3구와 용산구의 거래량은 뒷걸음질친 가운데 다른 지역이 거래 증가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1∼2월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521건으로 작년 1∼2월보다 10.3% 줄었고, 서초구도 6.0% 감소한 421건, 송파구도 3.0% 빠진 456건이었다. 용산구는 22.8%나 줄며 112건에 그쳤다.

반면 강서구, 강동구, 성동구, 성북구 등 전세난이 심각한 지역에서 거래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전세가율이 70%인 강서구는 매매 증가율이 67.0%로 가장 거래가 많이 늘었다. 종로구는 전세가율이 67%로 70%를 밑돌았지만 거래 증가율은 60.6%로 그다음이었다.

3위는 강동구로 증가율이 48.1%였다. 강동구의 경우 전세가율은 62%로 서울에서도 낮은 축이지만 최근 재건축 이주 수요가 넘쳐나면서 전세난이 심각한 곳이다.

이어 성동구가 30.4%(전세가율 73%), 구로구가 29.2%(전세가율 72%), 서대문구가 28.6%(전세가율 72%), 관악구가 28.5%(전세가율 72%), 노원구가 27.5%(전세가율 70%), 성북구가 27.5%(전세가율 75%) 아파트 매매가 늘었다. 

성북구는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전세가율이 두 번째로 높은 동대문구(74%)에서도 매매가 17.6% 증가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갈수록 전셋값이 높아지면서 이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결국 최근 서울의 아파트 거래 활성화는 전세난에 시달리던 주거 수요자들이 매매 수요로 돌아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3구의 경우 지난해 9·1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이미 거래량 증가 효과가 미리 반영되면서 1∼2월에는 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김 팀장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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