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표 분산 현실화…정동영 관악 출마 주목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4·29 재보선 출마자들이 19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공천장 수여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정태호(서울 관악을)·정환석(경기 성남중원)·문재인 대표·조영택(광주 서구을). (연합뉴스 제공)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실정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4·29 재보궐 선거전에 시동을 걸었다.

심판론을 꺼내든 것은 전셋값 폭등 등 심각한 경제난 여파로 현 정권에 대한 서민 중산층의 불만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서울 관악을 정태호 후보, 경기 성남 중원 정환석 후보, 광주 서구을 조영택 후보에 대한 공천장 수여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표는 "선거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우리가 이겨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의 지갑을 지키는 것"이라며 "무능한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세 명의 후보 모두 일제히 '심판'을 구호로 내세우며 경제실정을 부각시켰다.

정환석 후보는 "경제를 후퇴시킨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로, 정태호 후보는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에 경고를 던지는 선거"로, 조영택 후보는 "정의롭지 못한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는 선거"로 의미를 규정했다.

양승조 사무총장은 "지난 2년간 민생을 파탄낸 정권의 실정과 무능을 지적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의 심판론 제기를 두고 이번 재보선 판을 조기에 새누리당과의 일대일 구도로 만들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따르고 있다.

옛 통진당과 국민모임 등 진보좌파 후보로 흩어질 수 있는 야당 지지표 분산을 미리 차단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또한 당내에선 선거가 어렵다고 엄살만 부릴 것이 아니라, 제1야당답게 당당한 모습으로 유권자를 만나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1승도 어렵다"는 비관론도 조금씩 줄어드는 분위기다.

양 사무총장은 "지난해 7·30 재보선 때와 비교하면 당 지지율도 높고 공천과정에서 잡음도 거의 없었다. 자신을 가져도 된다"며 "야권분열 구도가 부담스럽지만,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에서는 이날 후보들에게 파란색 운동화를 선물하며 결의를 다졌다.

당 관계자는 "7·30 재보선 때에도 후보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한 적이 있다"며 "신발이 헤질 때까지 국민들을 만나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도부도 이번 달 2~3차례 광주 방문을 계획하는 등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하지만 '반(反) 새정치연합'을 기치로 내건 진보 정당의 파괴력이 변수인 터라선거구도가 새정치연합의 뜻대로 될지 미지수다.

새정치연합이 승리를 장담하는 관악을만 해도 야권 후보 난립으로 벌써부터 박빙의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관악에는 통진당 해산으로 의원직을 잃은 이상규 후보를 비롯해 정의당 이동영, 노동당 나경채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국민모임에 합류한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선거 판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모임 김세균 공동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정 전 의원이 계속 고사 중이지만 출마할 수 있도록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국민모임은 광주 서을에 무소속 출마한 천정배 전 법무장관에게 합류를 설득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민모임은 20일 명동에서 창당 발기인 대회를 홍보하는 대국민 거리 퍼포먼스를 벌이는 등 여론전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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