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1 vs 보수 3, 대학총장 2 vs 일반교사 2 구도

▲ 인천시 교육감 후보들이 15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열린 '6·4 지방선거 인천시교육감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영태, 안경수, 이본수, 이청연.

6·4 지방선거 투표일이 아흐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천시교육감 후보들은 유권자의 저조한 관심 속에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인천교육감 후보는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 김영태, 인천대 총장 출신 안경수, 인하대 총장 출신 이본수, 인천시 자원봉사센터 회장 출신 이청연 등 4명이다.

이청연 후보는 진보, 나머지 3명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영태 후보와 이청연 후보는 각각 중등과 초등 교사 출신, 안경수 후보와 이본수 후보는 대학 총장 출신인 공통점이 있다.

교육감 후보들은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에 비해 낮은 인지도와 유권자들의 낮은 관심으로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25일 "2010년 때에 비해 교육감 선거와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 같다"며 "현재로선 인지도를 높이면서 분위기를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마디로 교육감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극복하고 자신의 얼굴과 정책을 알려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김영태 후보는 고교 교사, 장학관, 교장 등 오랜 교육현장 경험과 함께 시의회 교육위원장임을 부각하면서 실현 가능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쇼핑센터 사거리, 아파트 단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얼굴과 정책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안경수 후보는 14개 선거연락소를 중심으로 맞춤형 선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별 보수·진보 성향에 맞게 관련 공약을 부각하는 표심 잡기 전략이다.

후보가 교육자로서 밟아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며 학부모 층인 30∼50대 유권자에게 감성 마케팅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본수 후보는 인천의 대표 대학이라 불리는 인하대 교수와 총장을 지낸 경륜을 내세워 유동 인구가 많은 전통시장과 지하철역 주변을 돌며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인지도 끌어올리기에 분주하다.

20·30대 젊은 층과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후보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민주진보 단일 후보인 이청연 후보는 30·40대 학부모가 많이 사는 아파트 단지와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SNS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교육청 정책 대상은 아니지만 고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이 있는 20대 대학생에게 어필하기 위해 대학생 멘토링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네 후보는 저마다 '안전'과 '투명행정'을 공통적으로 공약에 포함했다.

학생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표심을 의식한 것이다.

김영태 후보는 '내 집처럼 안전한 학교', 이본수 후보는 '걱정이 안심으로 바뀌는 안전한 학교', 안경수 후보는 '학생 야영장과 교직원 수련원, 낡은 시설 개선', 이청연 후보는 '선진국형 안전교육 도입'을 각각 안전 공약으로 제시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나근형 현 교육감의 비리 의혹을 의식한듯 '부패 척결과 투명 행정'도 하나같이 공약으로 내놨다.

차별화 전략도 물론 있다.

김영태 후보는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인성 교육과 예체능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고, 안경수 후보는 지역별 거점학교를 두고 교장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본수 후보는 영어 말하기와 듣기 능력 향상, 교사 전문성 제고 등을 공약으로 내놨고, 이청연 후보는 혁신학교와 교육 혁신지구 운영, 차별 없는 교육 복지 등을 약속했다.

진보 단일화, 보수 분열도 이번 선거의 당락을 가를 주요 포인트다.

후보자 4명 가운데 3명은 보수, 다른 1명은 진보성향이다.

애초 보수와 진보 양 측 모두 후보 단일화만이 승리를 보장할 것으로 보고 단일화를 추진했다.

결과는 진보는 단일화, 보수는 분열로 나타났다.

외형상 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대학 총장 출신 후보 2명이 미세하나마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초반이어서 진보 단일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지도가 낮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김 후보는 고교 교사와 교장을 거친 유일한 중등교사 출신임을 내세우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예측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보수층의 표심이 누구에게 향할지와 진보 단일후보가 4년 만의 재도전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4년 전 선거에서 이청연 후보가 진보 단일후보로 나섰으나 나근형 교육감에게 0.3%포인트로 석패한 바 있다. 당시 나 교육감을 포함해 보수 후보 4명이 난립한 상황이었다.

인천교육감 선거는 보수 후보냐, 진보 후보냐라는 이념 구도와 일반 교사냐, 대학총장이냐가 표심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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