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에코 슬로프에서 열린 '제 12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알파인 스키 남자부 좌식 부문에서 한상민(서울)이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제12회 장애인 동계체전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여름과 겨울 종목을 오가며 맹활약하는 이들이 눈길을 끈다. 

이번 대회 알파인스키 남자부 회전 좌식 부문 금메달을 거머쥔 한상민(36)은 여름이면 코트를 누비는 휠체어농구 선수로 변신한다. 

한상민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패럴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틀어 남자 알파인스키의 첫 메달리스트가 됐고, 2010년 한국인 최초로 IPC 월드컵 알파인스키에서 우승했다. 

비시즌 기간에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던 한상민은 휠체어농구에서 두각을 보여 서울시청 실업팀에 입단한 끝에 지난해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으로 출전, 아예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한상민은 2012년 장애인 동계체전에 출전한 이후 3년 만에 동계 스포츠로 복귀했다.

"오랜만에 동계 대회에 출전한 것이다 보니 승부보다는 기록을 얼마나 낼 수 있는지에 집중하고 싶다"던 한상민은 복귀전에서 곧장 정상에 오르며 한층 성숙한 기량을 뽐냈다.

하키 스틱과 검을 번갈아 잡는 선수도 있다. 

이번 대회 아이스슬레지하키에 출전한 장동신(39)이 그 주인공이다.

2000년 교통사고로 왼쪽다리를 잃은 그는 휠체어펜싱에 먼저 입문해 2002 부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사브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애인 전국체전에서는 강원도청 소속으로 2003년 6관왕, 2008년 5관왕 등 국내 최강의 휠체어 펜서로 명성을 떨쳤다. 

2008년 강원도청 대표팀을 통해 접한 아이스슬레지하키는 더욱 격렬한 매력이 있었다.

강원도청 팀에 입단한 장동신은 2010 밴쿠버 동계 패럴림픽에 출전했으나 두 번째 경기에서 어깨 탈골로 아쉬움을 남겼다. 

2014 소치 동계 패럴림픽에서는 스웨덴과 맞붙은 7·8위 결정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한국의 2-0 승리에 이바지했다. 

물론 검도 놓지 않았다. 지난해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 에페 단체전 은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어 빙판과 피스트를 오가는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장동신은 "이번 대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며 "강원도청의 10연패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대회 크로스컨트리스키와 바이애슬론에 출전한 장애인 조정 선수 이정민(31)도 있다.

이미 지난 9일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부 좌식 2.5㎞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처음 출전한 동계대회서부터 기량을 과시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를 졸업하고 금융회사에 다니다가 운동에 투신한 재원인 이정민은 2013년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진학해 장애인스포츠 외교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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