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자택을 포함한 청해진해운 관계사와 관련 종교단체 사무실 등 10여 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진도에서 침몰한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뒤에 숨은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3부자와 관계사들의 지배구조와 자금거래 등을 둘러싼 내용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이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중심으로 청해진해운과 관계사들을 소유하게 된 과정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관계사들은 부동산 투자로 국내에 100만㎡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계사 중 하나인 트라이곤코리아는 유 전 회장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에서 거액을 빌린 금전관계도 확인됐다.

또 유씨 일가와 아이원아이홀딩스는 관계사로부터 꾸준히 배당 수입을 올려왔다. 반면 구원파 신도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청해진해운 임직원들의 급여는 업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 검찰, 유씨 일가 재기과정서 편법증여 여부 수사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지난 1997년 ㈜세모의 부도 뒤 유씨 일가가 조선업체 ㈜천해지와 청해진해운 등 관련사를 소유한 과정을 추적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세모의 부도 뒤에 개인주주가 모여 회사가 재건되고 이후 유씨 일가가 회사를 소유하게 되는 모양새"라며 "이 과정에서 자금의 출처는 어디였는지, 지배구조가 변하면서 편법증여가 있었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천해지는 실체가 공개되지 않은 ㈜새천년과 ㈜빛난별, 우리사주조합이 투자해 2005년 설립된 뒤 2008년 증자과정 없이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최대주주(70.13%)로 바뀐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인 대균, 혁기씨와 그 일가가 소유한 지주사다.

㈜세모의 해운사업을 이어받은 청해진해운 역시 유 전 회장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주주 최소 수십명이 주주로 참여해 1999년 초 설립됐다.'

◇ 관계사들 전국에 109만㎡ 부동산 보유

천해지 등 관계사 10곳은 금융권 대출을 얻어 서울 강남 금싸라기 땅에서부터 제주도까지 전국 곳곳의 땅과 건물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벌닷컴과 각사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천해지 등 10개 계열사는 2013년 말 기준 국내에서 109만3천581㎡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장부가액 기준으로 1천845억원으로 그룹 전체 자산인 5천587억원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들 부동산은 수련원이나 생산부지, 건물 등으로 시가로는 2천억원대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장부가액 기준으로 최대 규모의 부동산을 가진 곳은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면적 13만1천㎡, 장부가액 약 83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한 천해지다. 작년 말 기준으로 아이원아이홀딩스가 42.8%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인 천해지는 청해진해운 지분 39.4%를 가졌다.

세모는 인천 부평구에 면적 2만3천㎡, 장부가액 293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가 최대주주인 다판다와 차남 혁기씨가 대표이사인 문진미디어는 서울 강남 역삼동 등지에 금싸라기 부동산을 다수 갖고 있다.

트라이곤코리아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 등에 73억원 어치의 부동산을, 아해는 전북 완주와 경기 이천, 제주도 서귀포 금남리 일대 등에 63억원 규모의 부지를 각각 소유하고 있었다.

청해진해운의 보유 부동산은 모두 7억4천원 수준으로 다른 계열사보다 적었다.

그러나 유 전 회장 가족그룹의 계열사 수가 감사보고서 상 드러난 13개사를 포함한 5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이들의 부동산 투자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관측된다.'

◇ 트라이곤코리아, 기독교복음침례회서 280억원 넘게 빌려
주택건설·분양업을 하는 관계사인 트라이곤코리아는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거액의 돈을 빌린 금전관계도 드러났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2011년 말 기준 281억원을 이자율 6.78%로 신용대출 방식으로 장기차입했다. 이 회사는 차남 대균씨(20.0%)가 최대주주고 아이원아이홀딩스(10.3%)가 주요주주로 있다.

신용대출 이자율은 당시 이 회사가 협동조합 4곳과 저축은행 1곳으로부터 대출하면서 약정한 이자율보다 1∼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2013년 말 현재 기독교복음침례회에 갚아야 할 대출금은 259억원 정도다.

검찰은 이날 기독교복음침례회와 관련된 서울 용산구의 종교단체를 압수수색하면서 이 종파와 청해진해운 등 유씨 일가가 직·간접으로 소유한 회사들과 연관성을 캐고 있다. 재무재표상 트라이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0원이다.'

◇ 유 전 회장 일가 꾸준한 배당수입…청해진해운 급여는 업계 최저수준

두 아들이 최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천해지, 다판다 등 핵심 계열사에서 거액의 배당금을 받아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청해진해운과 지분 관계로 얽힌 관련 회사들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아이원아이홀딩스에 약 18억원을 현금 배당했다.

특히 천해지는 2008년 12억6천만원, 2011년 3억원, 2012년 1억4천만원 등 지난 5년간 모두 17억원을 아이원아이홀딩스에 배당했다.

다판다의 1, 2대 주주인 유씨 일가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다판다에서 모두 15억5천만원을 배당받았다.

이에 반해 청해진해운 임직원의 급여나 복리후생에 대한 씀씀이는 상대적으로 박한 편이었다. 청해진해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임직원 118명의 평균 급여는 3천633만원(세전)으로 다른 연안여객·화물 운송회사의 최저 70% 수준이었다.

지난해 임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도 388만원으로 동종업계에서 최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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