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계양소방서 지휘조사팀장 소방경 김재진

2015년 청양의 해 을미년이 시작된지 채 한달도 되지 않았는데 대형화재가 잇따라 발생하여 국민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1월 10일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사망 4명, 부상 126명), 13일 양주 GS자이아파트(사망 2명, 부상 4명)와 남양주 동부센트레빌아파트(부상 4명), 17일 청주 현대대우아파트(부상 5명) 등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화재사고와 관련된 뉴스 속보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그 동안 소방관서에서는 효율적인 소방안전대책 마련을 위해 소방차 출동로 확보훈련, 관계자 및 주민 대상으로 소방교육ㆍ훈련, 대 국민 홍보활동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관계법령 규제 완화, 국민들의 안일한 불법 주·정차 등은 소방차 진입 골든타임을 방해하여 결국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대형화재로 확대되고 있다. 재난현장 지휘관으로 근무하면서 소방차 출동 대열에 끼어들기 하는 차량, 교차로에서 소방차 싸이렌 소리를 듣고도 양보하지 않고 먼저 통과하는 차량, 화재현장 진입로를 가로 막고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귀중한 시간이 낭비되는 상황을 접하게 되면 너무나 안타깝다.

그 외에도 사소하게 생각하고 행한 일들이 화재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아파트 계단 및 출입구에 문건을 쌓아 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 화재시 피난할 수 없도록 옥상 출입문을 자물쇠로 잠그는 행위, 방화문에 고임장치(말발굽) 설치하거나 자동폐쇄장치(도어체크) 제거하는 행위, 옥상이나 현관 앞에 폐자재 및 쓰레기를 방치하는 행위,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소홀히 하는 행위 등은 돌이킬 수 없는 큰 재앙을 불러 온다.

국민안전처에서 2014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며 아파트의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이유로 진입로ㆍ도로 협소 66%, 상습 불법 주·정차 30%로 나타났고, 국민 5명중 1명은 우리사회가 안전하지 않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소방당국에서는 이번 아파트 대형참사를 계기로 정부 관련부처와 협의하여 관계법령을 개정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문제점 및 개선대책을 발굴 추진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되며, 국민들도 우리 곳곳에 남아 있는 비정상의 관행을 바로잡고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나 자신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야 한다. 남을 탓할 것이 아니라 주변에 위험요인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발견시 즉시 제거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절반에 가까운 47.9%의 국민들이 2015년 새해에 가장 바라는 것이‘안전사고 없는 한해’라는 기사를 어느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연 이은 대형화재 소식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지만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앞에 놓인 위기를 기회로 삼아 철저한 마음자세로 지혜롭고 슬기롭게 잘 대처해 나간다면 온 국민들이 가장 원하고 바라는 안전한 나라는 머지않아 우리 곁에 찾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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