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남동경찰서 간석지구대 경위 김형창

횡단보도를 건널 때 우리 어린이들은 한 손을 높이 쳐들고 좌우를 살핀 후 건넌다. 손을 높이 드는 건 아마 모르긴 몰라도 키가 작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크게 보여 운전자 눈에 잘 보이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이렇게 하면 어린이들은 자신의 안전이 다 지켜졌을 것이라 여길 것이다. 문제는 어른들이다. 

어른들은 어린이들의 앙증맞은 수신호를 받아줘야 한다. 높이 든 손을 보면 어른들은 속도를 줄이고 최대한 어린이들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 일반도로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과연 잘 지켜지고 있는가?

작년 어느 한 국회의원은 “해마다 교통사고로 소중한 어린이 101명이 사망하고, 1만 6000여명이 부상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인천 지역 스쿨존 내에서 교통사고로 1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167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 어린이들은 원칙을 중요시 한다. 그렇게 배우고 있고 교육내용을 무의식적으로 스폰지처럼 빨아들인다. 그런데 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빠져나가는 차들을 보면 과연 우리 어린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도로 가장자리에서 추위에 떨며 신호가 바뀌기만을 고대하고 한참동안 서 있는 어린이 앞에서 보란 듯이, 종종걸음하며 건너는 어른들의 뒷모습을 보면 과연 우리 어린이들은 무엇을 배우게 될 것인가?

어린이교통 안전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 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은 생각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몸에서 베어 나와야 한다. 문제는 어른이다. 어린이 교통사고의 가해자는 어른이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어른들의 책임인 것이다. 따라서 어린이들을 지켜줄 의무가 있는 사람도 어른들이며, 어른들은 어린이 교통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해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뿐만 아니라 모든 도로에서 법규를 철저히 지키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은 어른들의 몫이요 의무다. 그래야 어른들을 바라보는 어린이들에게 안전 속에서 밝은 미래가 약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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