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중부소방서 백령119안전센터장 신송철

각종 송년모임으로 음식점이나 술집과 같은 다중이용업소에서는 손님이 넘쳐나 연말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다중이용업소란 불특정다수인이 이용하는 시설로 일반음식점, 노래연습장, 유흥주점, 고시원 등 화재 발생 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우리나라 대형 화재 발생현황을 분석해 보면 연말연시에 다중이용업소에서 큰 불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1971년 12월25일에 서울 중구 충무로의 대연각호텔에 화재가 발생해 163명이 사망했고, 1974년 11월3일에는 서울 청량리에 있는 대왕코너에서 불이 나 88명이 사망했다. 

또한 1984년 1월14일에는 부산 대아호텔 화재로 38명이 사망했고, 1999년10월30일 인천 인현동 호프화재에서는 유독가스로 인해 비상구인 출입구로 대피할 수 없게 되어 수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져 사망 55명, 부상 78명의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들 참사를 살펴보면 다중이용업소에서 연말연시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요즘 다중이용업소들은 더 화려해지고 대형화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언제든지 대형 화재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

다중이용업소에서 화재가 나면 반드시 큰 인명피해를 동반하게 돼 안타까운 마음이고 또 “왜 이렇게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물론 여러 가지 복합적 원인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만 두 가지 피해원인을 찾자면 연기로 인한 질식사와 비상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 하다가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의 안전습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소방관생활 22년 동안 각종 화재·구조현장에서 인명피해를 목격하면서 몸에 밴 습관이다.

다중이용업소에 들어가면 자리를 잡고 나서 반드시 피난통로를 확인한 후 식사를 한다든지 술을 마신다. 또한 자리를 선택할 때도 구석진 곳보다는 탈출이 용이한 곳을 선택한다. 

불이 나서 앞이 보이지 않을 상황을 가정해서 본능적으로 피난통로를 찾아 탈출할 수 있도록 머릿속에 입력을 해두는 것이다. 

화재에서 생존시간은 매우 짧다. 신속하게 대피하지 않으면 농연이 밀려와 생명을 순식간에 삼켜버린다. 이런 작은 습관이 몸에 배면 화재현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연말연시는 한 해의 마지막과 새해의 시작으로 흥청망청 보다는 가족, 친구와 함께 간소하게 보내거나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고, 가정의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화재예방 등 안전에 대한 토론시간을 보낸다면 그 보다 더 즐겁고 아름다운 일도 없을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자선(慈善)이라는 덕성은 이중으로 축복받는 것이요, 주는 자와 받는 자를 두루 축복하는 것이니, 미덕 중 최고의 미덕”이라고 한 것도 바로 나눔의 미덕을 칭송하기 위한 것이다. 바쁘고 들뜨기 쉬운 연말연시에 앞만 바라보지 말고 뒤를 돌아보고 가족, 친구, 이웃의 안전을 생각하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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