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주범은 무절제한 패스트푸드 섭취

최고 몸무게 444.5㎏.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으로 알려졌던 영국 런던의 키스 마틴(44)이 지난 3월 숨졌다. 오랜 세월 체중과 벌여 온 싸움 끝에 얻은 폐렴으로 세상을 뜨고 만 것이다.

하루에 권장 섭취량의 10배인 2만 ㎉의 음식을 먹어치웠다. 아침에 달걀 프라이 6개를 시작으로 점심과 저녁에는 피자, 케밥, 테이크아웃 중국 요리와 빅맥을 먹었다. 3.4ℓ의 커피, 2ℓ의 탄산음료와 함께 눈 깜짝할 사이 해치웠다.

비만치료 수술과 식이요법으로 몸무게를 가장 많이 나갈 때의 거의 절반 수준인 247.6㎏까지 줄인 적도 있다.

오랫동안 침대 신세를 면치 못했던 그는 한때 다시 걸을 수 있게 돼 강아지와 산책도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지만 그러한 소박한 희망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그가 2년 동안 벌인 체중과의 전쟁을 영국TV 채널5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는 70스톤(444.5㎏)'(70 Stone and Almost Dead)이란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마틴은 열여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읜 뒤 우울증과 불안감을 얻으면서 폭식을 시작했다. 비디오 게임과 TV 시청에 빠져 시간을 보냈다.

그는 "고통을 누그러뜨리려고 나도 모르게 먹기 시작했다. 속상하거나 화나는 일이 생기면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며 값싼 패스트푸드를 비만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몸집이 너무 커져 10년 이상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7년이나 침대에 누워 지낸 그는 하루 섭취량을 2천㎉로 줄여 몸무게를 크게 줄인 뒤 비만수술을 받았다.

집이 너무 그리운 나머지 수술 일주일 만에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퇴원해 버렸지만 패혈증 쇼크와 탈수 증세로 2013년 10월 다시 입원했고 2주 뒤 폐렴에 걸리고 말았다.

마틴은 이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그대로 침대에 누워 죽게 되거나 자살할 거라고 체념했었는데 바보 같은 짓이었다.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은 오로지 나다. 지금까지는 시간을 허비했지만 더 이상 그러지 않겠다"고 했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해 마틴을 수술했던 호머튼 병원 의료진은 "마틴이 살아 있었다면 몸무게를 크게 줄여서 정상적인 생활도 가능했을 것"이라며 "건강에 해로운 패스트푸드 가격을 크게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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