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국 경기북부취재본부장 조영욱

춘추전국시대에 공자가 수레를 타고 제자들과 태산 기슭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여인의 애절한 울음소리가 들려, 이에 의아함을 느낀 공자일행은 발길을 멈췄다. 주위를 살펴보니 풀숲에 무덤이 셋이 있고 여인은 그 바로 앞에서 울고 있었다. 공자는 자로에게 그 연유를 알아보라 했다.

자로가 여인에게 다가가 무덤 앞에서 우는 이유를 묻자 여인은 이와 같이 대답했다.

“이 곳은 아주 무서운 곳입니다. 수년전에 시아버님이 호랑이에게 잡아 먹혔는데 작년에는 남편이 잡아먹히고 이번에는 자식까지 잡아먹혔습니다. 그런데 어찌 눈물을 아니 흘릴 수 있겠습니까?” 

여인의 말에 자로가 그렇게 무서운 곳인데 왜 이곳을 떠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곳에서 살면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당하거나 못된 벼슬아치들에게 재물을 빼앗기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옆에서 이 말을 들은 공자가 탄식하며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요즘 신문을 보다 보면 정부와 각 지자체가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혈안이 된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체납자들의 명단을 공개한다거나, 번호판을 영치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서에서는 교통법규 과태료 징수를 하기 위해, 위와 똑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 

물론 ‘체납’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치정자들이 국민들에게서 ‘혈세’를 거둬가는 것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묻는 것뿐이다.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를 기필코 이뤄낼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내년부터 주민세, 자동차세 등이 대폭 인상되는 것이 현실이다. 최소시급이 7%인상이 됐으나, 인상되는 세금율은 그 배이다. 과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팍팍한 서민들이 이와 같은 정부의 결정에 관해 얼마나 이해를 알고 있을지가 의문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납세의 의무를 지고 있으나, 치정자들이 그 납세의 의무에 대해서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증세’는 최후의 한 수로 남겨두어야 하는 것인지 가장 먼저 꺼내드는 카드는 아닌 것이다. 국민들의 ‘정서’를 읽어야 한다. 대다수의 서민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무리한 사업, 하지 않아도 될 사업, 부자들의 뒤를 봐주기 위한 사업 때문에 국민들이 정말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포기’를 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면 그 시대의 끝은 절망이다. 

춘추전국시대의 공자가 ‘나라의 세금은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말했듯이, 지금의 대한민국의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부디 올바른 판단과 현명한 정책을 통해 국민들이 기를 필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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