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성과 설명하며 FTA·예산안·연금개혁안 적기처리 요청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등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 (일간경기=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 새누리당 지도부를 초청해 1시간여 동안 회동했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청와대 회동은 2개월여만이다. 회동을 요청한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 계류 중인 한·호주 및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내년도 예산안, 공무원연금개혁법안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하면서 '적기 처리'를 위한 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다자 정상외교의 성과를 설명하는 취지의 자리였다는게 청와대의 설명이었지만 예산국회 막바지를 맞아 예산안과 공무원연금개혁안, FTA안 등 각종 쟁점사항의 처리를 여당이 주도해 국정의 입법 뒷받침을 해달라는 박 대통령의 강한 주문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은 박 대통령이 주로 이야기하고 당 지도부가 경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개혁과 관련, 역사적 책임의식을 강조하면서 개혁안의 연내 처리 의지를 재차 밝혔고, 당 지도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미래 세대와 다음 정부에 과도한 부담을 지게할 현행 제도는 야당과 긴밀히 협의해 올해 내에 관련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고, 김 대표는 공무원노조총연맹(공노총)이 참여하는 당·정·노 실무위원회가 28일부터 가동된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이해당사자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정치권 내에서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내년 상반기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당지도부 앞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연내 처리 방침을 재차 못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 박 대통령은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 통과돼야 지방자치단체가 순차적으로 예산을 통과시킬 수 있다"며 "예산집행도 필요한 시간이 있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사용할 수 있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요지로 예산안의 법정기한 내 처리 필요성을 강력히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완구 원내대표는 "법정 기한내 통과는 반드시 지키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회동시간의 절반가량을 할애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최근 다자회의의 성과와 경제살리기에 매진하는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설명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FTA 비준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조속 처리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사실 오늘은 야당도 함께 초청해 부탁해 드리려고 했는데 좀 안타깝게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에는 자신이 다자회의에서 보고 느낀 국제사회의 흐름을 야당에 진솔하게 전달할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반영돼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실질적 타결을 선언한 한중 FTA에 대해선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이므로 피해보완 대책 등을 면밀히 마련하는 등 국회 차원의 대책을 준비해달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이날 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등 당청간 소통을 외부에 과시하는 모양새도 연출됐다.

특히 김 대표는 개헌 문제나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 청와대와 갈등이 불거진 이후 여당 단독으로 박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처음인 만큼 이번 회동을 확실한 관계회복의 계기로 삼는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다자회의 기간 FTA 체결 성과를 설명하면서 "이제 우리나라의 경제영토가 세계 73%에 달할 정도로 광범위한 FTA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고 하자 김 대표는 "73.5%가 아닙니까"라고 정정했고, 박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정확하시네요"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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