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및 관객상 수상... AI 영화 국내 최초 쾌거

[일간경기=강성열 기자] 권한슬 감독이 29일 제1회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One More Pumpkin'(원 모어 펌킨)으로 대상과 관객상을 차지했다. 세계 각지에서 출품한 500여 편 가운데 10편의 경쟁 부문에 선정된 데 이어 2관왕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권한슬 감독이 29일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 시상식에서 대상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부천국제영화제)
권한슬 감독이 29일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 시상식에서 대상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부천국제영화제)

권한슬 감독은 시상식 후 “최근 오픈AI의 ‘소라’(Sora) 공개 등 AI를 통해 영상제작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 의미있는 수상을 한 것 같아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작업한 구도형 프로듀서는 “국내 영상계에 AI 활용 선례를 남기고 영감을 주는 것 같아 기쁘다”고 감격해 했다.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은 “ 'One More Pumpkin'의 한국적인 이미지와 서양의 핼러윈 비주얼이 생경하면서도 신선했다”며 “아직 AI를 활용한 영상이 내러티브를 효과적으로 짜기 어려운 상황인데 AI 영화 제작에 있어 탁월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축하했다.

'One More Pumpkin'은 200살 넘게 장수하는 한국 노부부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공포 영화다. 생성형 제작 기간에 소요된 시간은 단 5일, 영화의 모든 장면과 음성은 실사 촬영과 CG 보정이 없는 순수 생성형 AI만으로 만들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영상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타트업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권 감독은 영화 제작에 필요한 폴리 사운드를 생성하는 AI 자체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권 감독은 “영화를 전공하고 감독 데뷔를 준비하면서 쌓은 지식과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AI 영화를 제작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AI 영상 콘텐츠 제작 가이드를 줄 수 있는 플랫폼 ‘AI-Kive’(에이아이 카이브·www.aikive.com)를 런칭했다.”고 밝혔다.

'One More Pumpkin' 작업을 함께한 설한울 책임연구원은 “이번 작업을 시작으로 실무적인 AI 기술들을 R&D(기술개발)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AI 콘텐츠를 시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권 감독은 2022년 BIFAN ‘괴담 캠퍼스’의 창작지원 사업 ‘괴담 기획개발 캠프’ 공모에 '마법소녀 신나라' 프로젝트가 선정돼 멘토링 및 기획개발 지원을 받았다. 영화 산업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 피칭에는 2등에 해당하는 ‘이상한 상’을 수상했으며 단편으로 제작한 '마법소녀 신나라'는 지난해 BIFAN에서 상영했다. 지난 2월, AI 영화 제작을 주제로 BIFAN 사무국에서 초청 특강을 가진 바 있다.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는 아랍에미리트(UAE) 무역센터인 엑스포 시티 두바이가 주최한다.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공생을 강조하는 'AI+U'를 주제로, 영화제작과 AI의 예술적·기술적 성과의 융합을 기념하는 행사다.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의 시각효과로 유명한 글로벌 스튜디오 웨타의 CEO 리차드 테일러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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