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특수성 고려치 못한 판결 아쉬워
특수학급 선생님들에 위로의 말씀을
[일간경기=김희열 기자] 웹툰 작가인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에게 1심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한 것과 관련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유감을 표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2월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 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곽 판사는 이 사건의 쟁점이 됐던 '녹음 파일'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이 규정하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면서도 "그러나 대화의 녹음행위에 위법성 조각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 그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은 여러 상황을 감안하여 법원이 선고한 것은 이해하지만, 궁극적으로 유죄가 나온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특수학급 선생님들을 비롯해 이 사건을 유심히 지켜보신 모든 선생님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경기도의 사건이지만 대한민국 특수교육 전체에 후폭풍을 가지고 올 수밖에 없다"며 "감내하기 힘든 상황을 참아가며 버텨온 선생님의 동의를 받지 않고, 몰래 녹음한 것이 법적증거로 인정되면 교육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특수교육을 더 이상 확대하기 어려워지면, 특수학생이 받는 공교육 혜택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그 피해는 특수학생과 그 가정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태희 교육감은 "이번 판결은 특수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선생님‧학생‧학부모 간의 신뢰감으로 유지해온 현장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