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주장 3개월 전 정부가 발표..시기 맞지 않아"
세메스 용인 R&D센터 건설 발목 잡기나 그만하길

[일간경기=류근상 기자] 이상일 용인시장이 정부가 경기 남부에 진행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김동연 경기지사가 자신의 구상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표절은 김동연 지사 본인이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1월22일 정부가 경기 남부에 진행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김동연 경기지사가 자신의 구상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표절은 김동연 지사 본인이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 (사진=대통령실)
이상일 용인시장은 1월22일 정부가 경기 남부에 진행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김동연 경기지사가 자신의 구상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표절은 김동연 지사 본인이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 (사진=대통령실)

이상일 시장은 1월22일 "누가 표절했는지는 발표 시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며 "2023년 3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용인 국가산단 등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계획을 같은 해 6월 재탕하다시피 해서 발표한 김동연 경기지사가 표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5일 성균관대학교 반도체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용인 등 경기남부 지역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관계 장관들이 설명한 것과 관련해 김 지사는 18일 SNS 라이브 방송에서 "이건 경기도 정책을 표절한 것 같다. 지난해 6월 내가 경기도 중점 과제를 밝히면서 똑같은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상일 시장은 이 같은 김 지사 발언에 대해 "지난해 3월 15일 국토교통부ㆍ산업통상자원부가 용인 이동ㆍ남사읍 등 전국 15곳에 대한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용인 등 경기 남부권에는 초대형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며 "며칠 전 정부가 민생토론회에서 설명한 반도체 구상은 지난해 3월에 정부가 발표한 것을 중심으로 하되 용인 국가산단에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보다 60조원 늘어난 36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 등이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 3월15일 정부가 용인 등 경기 남부권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김 지사는 환영한다며 경기도도 돕겠다는 입장을 냈다"며 "그랬던 김 지사가 이제 와서 중앙정부가 자신의 구상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당시 김 지사는 "1400만 도민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경기도의 그날 보도자료에는 “정부가 용인시에 710만㎡(215만 평), 300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경기도가 적극 환영의 뜻을 밝히며 ‘반도체 지원 전담기구(TF)’를 즉시 구성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 지사는 지난해 6월 27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제3차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에서 “경기도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계획을 가지고 있어, 과감한 규제 혁신과 창구 일원화, 지역사회 설득 등 아낌없는 지원과 실행력으로 한국 성장동력을 재점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정부가 3개월 먼저 구체적으로 발표한 반도체 육성 계획과 다를 바 없다. 그마저도 구체성이 없는 선언적 발언에 불과했다.

이 시장은 김 지사가 18일 SNS 방송에서 경기도 중점과제로 언급했다고 한 지난해 6월30일 민선8기 1주년 기자회견 때에도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에 대한 김 지사의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통한 경쟁력 강화는 여야, 이념과는 상관 없이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 추진해 나가야 할 국가적 과제"라며 "정부가 민생토론회에서 지난해 3월 발표한 내용에다 추가 투자 등의 상세한 계획을 국민에게 설명한 것을 김 지사가 '표절', '국민호도'라는 말을 써가며 근거도 없이 시비를 건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삼성전자가 용인 기흥캠퍼스에 20조원을 투자해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는 미래연구단지를 만들고, 그 부근에 삼성전자 협력업체로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세메스가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할 계획인데 경기도 지방산단계획 심의위원회가 심의를 원활하게 해주지 않아 삼성전자나 세메스에서 '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등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김 지사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싶다면 이런 문제부터 챙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이동·남사읍 국가산단 구역 내의 70여 기업을 이전하기 위해선 신규 지방산단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경기도 지방산단계획 심의위원회가 기존에 보여준 것처럼 재심의 또는 보류를 남발하면 국가산단의 조성에도 차질이 빚어질까봐 걱정"이라며 "경기도의 지방산단계획 심의권은 산단 승인권자인 시ㆍ군에 이양하는 게 옳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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