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책 끼고 2년 6개월만 출소

▲ 13일 오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파이시티 사업 및 원전 비리로 2년 6개월의 수감 생활을 마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차에 타고 있다.

 '왕차관'으로 불렸던 이명박 정부 실세, 박영준(54)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13일 출소했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원전비리 등 혐의로 징역 2년 6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끝에 만기출소한 것이다. 
 
이날 0시 5분께 서울 남부구치소 정문을 빠져나온 박 전 차관은 비교적 밝은 표정에 머리는 다소 하얗게 센 모습이었다.  

양복차림의 그는 옆구리에 서류 봉투와 성경책, 신약성서 관련 책 등 2권을 끼고 있었다.  
 
그는 교도관과 악수를 하고 나서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족과 포옹을 한 뒤 지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 전 차관은 앞으로의 거취나 현재 논란 중인 자원외교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재판 중이기 때문에…양해해 주십시오"라고만 말했다. 

그는 "고생하셨다"는 지인들의 말에 "나는 괜찮아"라고 답했고, 어머니에게 건강 등 안부를 물으며 한동안 꼭 껴안았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출소(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3일 오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파이시티 사업 및 원전 비리로 2년 6개월의 수감 생활을 마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밖으로 나서고 있다.

마중나온 지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던 박 전 차관은 미리 준비돼 있던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구치소 앞을 빠져나갔다. 

MB정부에서 추진했던 자원외교에 깊이 관여해 '몸통'으로 지목받는 그의 출소 현장에는 가족과 지인뿐만 아니라 많은 취재진이 몰려 그에게 쏠린 세간의 시선을 실감케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출소 시기가 야당의 자원외교 국정조사 요구와 맞물리면서 향후 그의 행보가 정국의 '핵'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전 차관과 이상득 전 국회의원 등을 '자원외교 5인방'으로 지목, 이에 대한 검증과 청문회를 요구하고 있다.
 
박 전 차관은 2012년 5월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1억 6천478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같은 해 6월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작년 9월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그는 올해 5월 만기 출소를 하루 앞두고 원전비리 혐의로 재차 구속돼 추가로 징역 6월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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