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기간 3일 동안 2만여 명 방문, 만족도 200%
지역사회 역량결집,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족 축제’
‘연예인’ ‘거리 현수막’ ‘대행사’ 없는 3無 축제 개최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는 10월6일부터 8일까지 오성면 숙성리 평택시농업생태원에서 열렸는데 2만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평택시)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는 10월6일부터 8일까지 오성면 숙성리 평택시농업생태원에서 열렸는데 2만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평택시)

[일간경기=신동훈 기자]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 여기저기에 펼쳐진 흰색의 물체들을 보고 한번쯤 호기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마치 마쉬멜로우를 닮은 오동통한 이 물체들의 정체는 바로 곤포사일리지이다.

곤포사일리지는 한자와 영어가 합쳐진 말로 곤포(梱包)는 볏집이나 보리 등을 운반하거나 저장하기 쉽게 둥글거나 네모난 모양으로 밀봉한 것을 말하고, 사일리지(Silage)는 수분이 많은 사료작물을 사일로라는 용기에 진공저장해 발효시킨 사료를 뜻한다. 

이렇게 우리에게 생소한 곤포사일리지를 활용한 축제가 세계 최초로 평택에서 펼쳐졌다.

너른 들판이 상징하는 평택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아낸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는 10월6일부터 8일까지 오성면 숙성리 평택시농업생태원에서 열렸는데 2만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특히 이번 축제는 연예인 없는 축제, 거리 현수막 없는 축제, 대행사 없는 축제 등 ‘3무 축제’를 지향하며 모든 역할을 지역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해 진행했다는 점에서 다른 축제와 차별화된다.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는 10월6일부터 8일까지 오성면 숙성리 평택시농업생태원에서 열렸는데 2만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평택시)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는 10월6일부터 8일까지 오성면 숙성리 평택시농업생태원에서 열렸는데 2만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평택시)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는 평택시문화재단 공모사업으로 진행된 ‘2023년 지역문화콘텐츠 발굴 및 지원사업’에 평택문화예술축제포럼이 선정돼 예산 2000만원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됐다.

국내 대표적인 축제 기획자와 감독, 대학 관광·문화·콘텐츠 관련학과 교수들이 모인 한국축제포럼과 연대하며 평택시 대표축제를 고민해 온 ‘평택문화예술축제포럼’은 평택시 농축산업의 특성에 착안해 세계 최초로 곤포사일리지를 활용한 축제를 기획해 냈다. 

평택문화예술축제포럼에서 활동하는 14명의 전문위원은 기획, 공연, 스토리텔링, 음악, 미술, 시스템, 마술, 그래피티, 그림자극, 행정 등 각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해 역할을 분담하고 각자 생업에도 불구하고 무대와 부스를 장식할 대나무를 채취하고 곤포사일리지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등 힘을 모았다. 평택에 내세울 만한 축제가 없다는 점을 걱정하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평생을 일해 왔던 몇몇 인사들은 이번 축제의 의미를 듣고 선뜻 100~5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해 축제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또한 평택문화원, 평택예총, 우사회, 평택시농업기술센터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과의 네트워킹은 이번 축제에서 가장 빛난 부분이다. 특히 평택농협, 송탄농협, 안중농협, 팽성농협, 평택축협, 평택원예농협의 농산물 협찬은 축제 참여자에게 시상과 경품으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평택농산물을 알리는 데 큰 힘이 됐다. 축제장에 마련된 평택시 농특산물 슈퍼오닝 시식과 홍보, 농업인 단체의 농특산물 판매도 큰 호응을 얻었다.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는 10월6일부터 8일까지 오성면 숙성리 평택시농업생태원에서 열렸는데 2만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평택시)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는 10월6일부터 8일까지 오성면 숙성리 평택시농업생태원에서 열렸는데 2만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평택시)

‘축제는 결과만이 아니라 준비하는 과정도 축제의 일환’이어야 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평택 우사회에서는 곤포사일리지와 송아지 우유 먹이기를 지원하고, 농협과 원예농협, 축협에서는 선물로 지급할 슈퍼오닝 쌀과 배, 한우 선물권 등을 지원했으며 각종 시설물 설치 등에 힘을 모았다. 평택 곳곳에서 평택을 사랑하는 모두의 힘이 하나로 뭉친 시간이었다. 

평택을 대표하는 향토기업 KG모빌리티는 캠핑카 4대를 축제장에 배치해 6차 산업과 여가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목했고, 우리나라 축산복합작업기 시장 점유율 70%를 자랑하는 원인터내셔널은 곤포사일리지 베일작업과 랩핑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복합기계를 현장에 투입해 시민에게 곤포사일리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줘 궁금증을 풀어줬다. 

특히 첫째 날 진행됐던 ‘마시멜롱 그림그리기 대회’와 ‘허수아비 만들기대회’는 시민 참여가 빛난 프로그램이었다. 무대는 직접 베어 온 대나무와 마을을 돌아다니며 기부받은 호박, 갈대 등으로 장식했으며, 객석은 반추동물 건초 사료인 사각 베일러를 의자로 활용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무대와 의자로 꾸몄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한 짚으로 만든 놀이터는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게 구성해 안전한 놀이터로 큰 호응을 얻었다. 곤포사일리지 겉면에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그래피티 작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캐릭터를 그려 넣어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는 10월6일부터 8일까지 오성면 숙성리 평택시농업생태원에서 열렸는데 2만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평택시)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는 10월6일부터 8일까지 오성면 숙성리 평택시농업생태원에서 열렸는데 2만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평택시)

연날리기 체험과 그림자극 체험 부스는 관객이 길게 줄을 늘어설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으며, 그중에서도 무료시식 코너로 마련된 마시멜로 구워 먹기 체험은 이틀 분량이 하루에 모두 소진될 정도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를 얻었다. 

평택 노을동요제의 전야제 형식으로 치러지던 ‘제4회 평택시민동요부르기대회’가 올해는 무대를 옮겨 마시멜롱축제장에서 진행됐다. 시민동요부르기대회는 1세 아기부터 9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해 동요로 하나 되는 무대를 만들었다. 축제 첫날 길놀이로 시작한 평택농악과 평택민요 공연, 소리사위예술단의 가무악 공연, 관객과 하나가 되어 호흡하는 신비로운 마술과 복화술, 평택혼성합창단의 멋진 화음, 평택시직장인밴드연합회의 풍성한 무대는 관객의 호응 속에서 축제 분위기를 더욱 돋웠다. 

오성면새마을부녀회 향토음식 판매부스, 부스별 평택농산물과 가공식품 시식, 판매, 시민들에게 평택농산물 알리기 등은 지역 참여라는 점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제공하며 축제에 동참했다. 

‘2023 평택마시멜롱축제’ 현장을 찾은 한국축제포럼 축제평가단 15명은 이번 축제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개선해야 할 점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그러나 이번 축제가 첫 번째로 진행한 저비용 축제라는 점과 세계 최초로 곤포사일리지를 활용한 친환경에 특화된 축제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정연길 한국축제포럼 상임이사는 “대단하다는 말로는 궁색하다. 정말 위대하다고 말 할 정도의 축제다. 지역사회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레전드급 축제가 탄생했다”며, ”평택마시멜롱축제는 일회성이 아닌 무궁하게 지속가능한 축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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