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70대 지지자 국회서 혈서 쓰려 자해 소동
전일에도 50대 여성 지지자 흉기 휘두르기도
민주당 등 "이재명 대표에 도움되지 않아 자중을"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건강을 우려하는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흉기를 이용한 소동을 잇달아 벌이자, 이는 오히려 이 대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9월15일 국회 본청 내 민주당 당 대표실 앞에서 이재명 당대표 지지자로 추정되는 70대 남성이 혈서를 쓰겠다며 자해소동을 벌여 방호원들에게 제지 당하고 있다. (사진=홍정윤 기자)
9월15일 국회 본청 내 민주당 당 대표실 앞에서 이재명 당대표 지지자로 추정되는 70대 남성이 혈서를 쓰겠다며 자해소동을 벌여 방호원들에게 제지 당하고 있다. (사진=홍정윤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자로 추정되는 70대 노부가 9월15일 국회 본청 내 민주당 당 대표실 앞에서 컷터칼로 손가락을 베어 혈서를 쓰려했다.

그는 민주당 당직자들과 방호원들에게 제지 당하는 와중에도 정부를 향해 욕설을 뱉은 뒤 “우리도 목숨을 걸지 않으면”이라고 말했다.

전일에도 이재명 대표 지지자로 추정되는 50대 여성이 국회 단식 농성장 인근에서 고성을 지르다가 이를 저지하는 국회 경비대에게 쪽가위를 휘둘러 여경 2명에게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이들의 이같은 행동을 두고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재명 대표가 날이 갈수록 초췌한 모습으로 언론에 노출되자 지지자들이 격노해 점점 과격한 행동을 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장성철 소장은 “정치권이 국민들의 갈등과 분노를 해결해 줘야 되는 데 오히려 더 조장하고 있다. 그런 모습들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 보기 부끄럽다”라며 여·야를 떠나 애민(愛民) 정치가 실종되었음을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상당히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라며 “어제 우리 당 대표께서도 정중하게 단식 중단을 요청하셨고 이재명 대표도 지금 건강이 좋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건강을 생각하시고 또 국회 상황도 점검하시고 이유불문하고 단식을 중단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여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 대표의 건강이 걱정이다”라며 “(지지자들이) 대표의 건강을 생각하신다면 (그가) 단식 중단을 하는데 힘을 모아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다른 것보다도 그게 제일 우선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본인을 ‘개혁의 딸(개딸)’이라고 소개한 한 지지자도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이유는 윤석열 정부에게 민주주의 훼손을 사과하고 쇄신하라는 요구에서다”라며 “흉기를 이용한 행동은 민주주의의 훼손이나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여의도 호사가들은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도록 만들고 싶으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뭉쳐야 한다”라며 “극렬 행동은 이 대표의 취지를 벗어나고 오히려 반명계를 자극한다”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날 국회 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민주당원 1차 비상행동’ 집회와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들의 ‘언론탄압 중단·해병 순직 사고 수사외압 진상규명·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반대’ 기자회견 등은 방호 강화를 위해 불허돼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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