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망향대제 예산 외지 도민 '9· 15행사' 참석 지원
실향민 "예산 불법 전용..망향대제도 못지내" 분노
인천시 "실향민 예산은 이북5도 주관" 수수방관

[일간경기=유동수 기자] 인천지역에 거주하며 북녘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이 고향의 한을 위로하기 위해 30여 년이 넘도록 추석 망향대제를 미추홀구 독쟁이 망배단에서 지내왔으나, 올해는 초라하게 개별 ‘추석 망향대제’를 지내게 됐다.

인천에 거주 중인 실향민들이 고향의 한을 위로하기 위해 30여 년이 넘도록 미추홀구 독쟁이 망배단에서 지내고 있는 추석 망향대제가 예산 부족으로 올해 열리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 거주 중인 실향민들이 고향의 한을 위로하기 위해 30여 년이 넘도록 미추홀구 독쟁이 망배단에서 지내고 있는 추석 망향대제가 예산 부족으로 올해 열리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천에서 북녘에 고향을 둔 이북도민들은 대략 30만명으로, 이들은 지난 1980년도 부터 이북5도 인천사무소가 상주하고 인천시로부터 운영비 등을 지원 받고 있다.

그중 실향민들을 위한 별도 대행사업비로 한식·추석 등 연 4회의 망향대제를 개최하는 예산을 받아 자체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올해 인천시는 실향민들을 위한 예산은 1억 700여 만원을 지원하며, 그중 이북도민연합회에 망향대제 예산으로는 2300여 만원을 지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취임 공약사항으로 9.15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 행사를 국내외적으로 널리 알리고 승화시키기 위해 시민단체 등이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참여를 촉구하는 홍보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북5도 인천사무소(이북5도)와 인천시 예산 지원부서는, 40여 년 동안 이북도민들에게 지원해 오던 추석 망향대제 예산을 인천지역 이북도민들에게 쓰지 않고 예산 세목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일간경기 취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이북5도는 인천시로부터 1억여 원을 하반기 추경예산으로 받아 ‘실향민 문화축제’를 계획해 왔다.

하지만 인천시는 이북5도에 추경예산을 지원하면서 단서 조건으로 독자적인 문화축제 보다는 ‘9.15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행사’(이하 ‘9.15행사’)와 병행해 실향민 문화행사를 진행토록 해 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천시가 지원한 실향민 문화축제 행사 지원금은 오는 16일 9.15행사와 병행해 진행할 예정이며, 실향민들이 오는 추석절에 망향제를 개최할 예산 1000여 만원을 사업변경도 없이 타용도로 전용해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이 예산은 망향제에 필요한 제수용품이나, 식대, 행사용품 구입, 용역비 등으로 쓰도록 하고 있으나, '이북5도'는 전국 5개도에서 9.15행사에 참석하는 도민들에게 버스 임대료로 100만원 씩 5개 시도에 각각 지원하고 식대까지 지원하는 등 외지 도민들에게 인천시 실향민 예산이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인천시는 이같은 전용 사실을 알면서도 예산을 대행기관에서 처리하는 것이라며 전용 부분에 대해서 관여치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실향민 K(84 황해도 연백군) 씨가 “우리 실향민들은 매년 인천시 예산으로 연 4회의 망향제를 순조롭게 진행해 왔다”며 “인천시장도 황해도민 2세인데 올해 추석 망향제를 못하는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 자치행정과 주무관은 “실향민 예산은 대행사업비로 이북5도에서 주관하고 있는 사항”이라며 “이북5도의 망향제 예산 불법전용에 대해서는 시가 뭐라고 할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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