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5차 검찰조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중단되자, 여당은 ‘단식을 빌미로 한 수사 방해’라고 논평했으나 야당은 ‘검찰의 의도된 질문에 원하는 답을 했어야 하는가’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9월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연루 의혹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2시간마다 20분씩 휴식하는 방식으로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40분까지 약 8시간의 조사를 받았으며,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진술 취지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명날인을 거부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단식 10일 차 임을 감안해 오후 6시에 조사 종료· 오후 9시 이전에 피의자 신문조서 절차를 마칠 것을 요청했다.

검찰은 “이 대표 측이 조사 도중 오후 6시까지만 조사를 받게 해주면 12일에 다시 출석하겠다고 요구해 수용했다”라며 6차 소환 날짜를 통보했으나, 이 대표 측은 “날짜를 협의해 다섯 번째든 여섯 번째든 나갈 것”이라고 밝혀 ‘12일 재출석’에 관련해서는 양측이 다른 주장을 했다.

이에 유상범 국힘 수석 대변인은 10일 소통관에서 “단식쇼를 빌미로 한 이재명 대표의 사실상 수사 방해”라고 힐난했다.

유 대변인은 “조사 도중에는 건강 문제로 ‘빨리 끝내 달라’ ‘한 차례 더 검찰에 출석해 2회 조사를 받겠다’는 등 특권에 가득한 모습으로 일관하더니, 결국 오후 6시 40분쯤 조사가 중단되기까지 했다”라고 이 대표의 검찰 조사를 논평했다.

유 대변인은 “게다가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고 억지를 부리고,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도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권칠승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이날 소통관에서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고, 전언이나 근거가 되지 못하는 정황 아무 관계 없는 도정에 관한 이야기들로 조사의 긴 시간을 보내게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검찰을 비난했다.

권 대변인은 “검찰의 의도된 질문에 검찰이 원하는 답을 했어야 합니까?”라며 “조사에 함께한 박균택 변호사가 밝힌 ‘이 대표의 조서 서명날인 거부’는 이 대표의 진술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검찰의 ‘답정너 수사’에 대응한 정당한 권리 행사이자 외로운 항변”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으로 “검찰의 조사는 시간 끌기로 점철됐다”라며 “김성태 등 검찰에 압박당하는 범죄혐의자들의 일방적인 주장과 아무 관계 없는 경기도정 관련 이야기까지 늘어놓으며 시간을 소모했다”라고 힐난했다.

이어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미 수원지검이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한 봐주기 기소 등 부당한 사법 거래로 범죄혐의자들을 회유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아울러 회유와 협박으로 이화영 전 부지사의 진술까지 조작했음이 이화영 전 부지사 본인의 자필 진술서를 통해 밝혀졌다”라고 주장했다.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시간끌기·국면전환용 소환조사 쇼”라며 “검찰이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 진상규명이 아닌 망신주기에 몰두한다”라고 맹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