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은 “대통령의 폭주”라는 야당의 비판과 재건사업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참여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여당의 주장이 거칠게 붙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리투아니아에서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만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변경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 한 후 17일 오전 귀국했다. 

이에 야당은 집중호우로 인해 수해가 발생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일정을 바꿔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서울에 가도 상황을 못 바꾼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위 해명은 오히려 무책임하다고 역공을 맞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최근 12년 내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났다. 일기예보 등을 통해 예견됐던 상황이었는데, 대통령·여당대표·장관 모두 자리에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권칠승 대변인은 “사실상 컨트롤타워 부재다. 국가가 없다는 걸 이재민이 실감했을 듯하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책임져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또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군수물자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7일 “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가겠다’라고 한 것은 곧 러시아는 적대국이라는 말과 다름없다”라고 기자회견으로 맹폭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상희 민주당 외통위 위원은 윤 대통령의 NATO 정상회담 참석 자체를 비난하며 “홍수·장마 기간 동안에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NATO 회의에 간 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 NATO가 우리를 지켜주나”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이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NATO 회의에 참석하면서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이 해야 할 긴요한 역할을 하시기 위해서 일정이 불가피하게 연장이 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판단을 거들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재건 사업에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양국 정상 간 회담을 미리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윤 원내대표는 “우리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국제 사회에 좀 더 확실히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경제적 이유라는 국힘의 주장에 김병주 민주당 국방위 간사는 “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끝날지 모른다”며 “지금 재건을 논의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라고 단언했다.

국방위·외통위·정보위 소속 의원들과 함께한 기자 회견 후 김병주 간사는 “이미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선진국으로서 할만큼 했다. 1억달러의 지원을 했고 또 1억5000달러까지 늘리고 있으며 군사적 분야도 헬멧·전투식량·전투복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병주 간사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대해 문 정부·윤정부에서도 규탄하고 있다. 그 정도가 적절하다”며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확대 지원은) 국익 차원에서 도움이 안된다”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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