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여 간 총 37마리 사체 발견..연 19마리 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천연기념물인 새매도 포함
생태교육센터 이랑 “방음벽 스티커 부착 예산 마련을"

[일간경기=김종환 기자] 매년 수백만 마리에 해당하는 야생조류가 유리창에 부딪혀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매년 수백만 마리에 해당하는 야생조류가 유리창에 부딪혀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진은 인천 서구 방음벽에 부딪혀 목숨을 잃은 천연기념물 새매. (사진=생태교육센터 이랑)

매년 수백만 마리에 해당하는 야생조류가 유리창에 부딪혀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진은 인천 서구 방음벽에 부딪혀 목숨을 잃은 천연기념물 새매. (사진=생태교육센터 이랑)

7월3일 인천녹색연합과 생태교육센터 이랑(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매년 야생조류 800만 마리가 투명 방음벽 등의 유리창에 부딪혀 목숨을 잃고 있다.

이는 월 평균 약 66만7000마리로 하루 평균 약 2만2000마리에 해당하는 수치다.

새 충돌 관련 수치는 2018년 환경부·국립생태원 공동 연구 보고서에 발표된 것이 국내 처음이다.

실제로는 사망 건수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센터의 입장이다.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네이쳐링 조사결과 인천지역에만 70종 978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이도 인천지역의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시 서구 국제대로 인근 방음벽에서도 지난 2021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2년여 간 모두 17회에 걸쳐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모니터링 결과 이 방음벽에서 발견된 조류 사체가 연 약 19마리에 해당하는 37여마리에 달했다.

더욱이 조류충돌로 인한 새 사체 중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새매도 포함돼 충격은 더했다.

지난 2019년 10월 환경부는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저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후 인천시도 2022년 10월 야생조류 충돌 저감 및 예방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고 구체적으로 조류충돌을 저감하기 위한 제도와 예산이 없다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인천녹색연합과 생태교육센터 이랑은 야생조류유리창 충돌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청소년 교육과 시민홍보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지난 1일에도 인천시 서구 가정동 국제대로 인근 방음벽에 투명방음벽 조류 충돌 저감을 위한 스티커를 부착했다.

앞선 2022년 10월에도 시민들의 모금과 환경부 지원사업으로 구월아시아드선수촌아파트 8단지 방음벽에 스티커를 붙였다.

저감스티커 부착 이후 사후모니터링 결과 조류충돌 사체 발생률이 90%이상 저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재원 인천녹색연합 활동가는 “시민들이 직접 나서 투명 유리창에 충돌하는 새들을 구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인천시가 더욱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시에 존재하는 투명 방음벽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며 “가장 심각하고 반복되는 지점에 저감스티커 부착을 위한 예산마련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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