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 1480명 중 506명 "폭언·폭설 경험"..34.19% 달해
욕설, 인격모독, 협박까지.. 53.72% "트라우마 시달려"
인천소방본부 “원활한 민원 처리위해 시민 협조 필수”
[일간경기=김종환 기자] 인천 소방공무원 상당수가 민원인들의 전화 폭언과 폭설에 따른 트라우마가 심한 것으로 나타나 방지책 마련이 요구된다.
5월23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산하 전 소방관서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민원인들의 전화 폭언과 폭설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인천소방본부 소속 전 직원은 3335명으로 이번 설문 조사에는 이중 44.4%에 해당하는 1480명이 참여했다.
조사결과 업무 중 민원인에게 전화 폭언이나 폭설을 들은 경험이 있는 공무원은 506명으로 전체의 34.19%를 기록했다.
경험을 하지 않은 공무원은 61.89%에 해당하는 916명이고 모르겠다는 3.92%에 해당하는 58명이었다.
100명 중 34명의 소방 공무원이 민원인들의 전화 폭언이나 폭설을 경험한 셈이다.
폭언이나 폭설을 들은 경험이 있는 공무원 중 남성은 447명으로 88.34%였고 여성은 59명으로 11.66%를 차지했다.
또한 폭언·폭설을 들은 적이 없는 공무원 중 남성은 94.10%에 해당하는 862명이고 여성은 54명에 5.90%다.
모르겠다 중 남성은 57명에 98.28%였고 여성은 1.72%에 1명이다.
폭언·폭설 유형별로는 욕설이 전체의 35.64%에 해당하는 325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인격모독 및 비하발언이 21.38%에 195명, 협박 124명에 13.60%, 성적농담 5명에 0.55%였다.
기타도 전체의 28.84%에 해당하는 263명이나 됐다.
이로 인한 트라우마도 상당했다.
민원인들의 전화 폭언·폭설로 느끼는 트라우마 정도에 53.72%에 해당하는 579명이 “계속 시달린다”고 답했다.
이중 “대단히 시달린다”가 161명으로 14.9%를 차지했고 “약간 시달린다” 418명에 38.78%, “시달리지 않는다” 499명으로 46.29%다.
설문조사 참여자 중 절반이 넘는 소방 공무원이 민원인들의 전화 폭언·폭설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폭언이나 폭설을 예방하기 위해 음성안내 등의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소방 공무원은 1264명으로 85.41%나 됐다.
필요 없다는 66명으로 4.46%, 모르겠다는 150명으로 10.14%를 차지했다.
지난해 1월 11일 신설된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민원 처리 담당자의 의무와 보호)에는 민원인 등의 폭언·폭행 등으로부터 민원 담당자를 보호하도록 돼 있다.
이를 위해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 처리 담당자의 신체적·정신적 피해의 예방 및 치료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향후 민원 담당자의 보호를 위해 전화상으로 음성안내 등을 사전 고지할 예정”이라며 “시민들께서도 소방공무원을 신뢰하고 존중해 원활한 민원처리가 이뤄지도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