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자가 남긴 글이다, '회사후소 繪事後素' 그림을 그리는 일은 바탕을 흰 색으로 칠한 후에 그림을 그린다는 뜻이다. 그림을 그리려면 먼저 바탕을 희게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선묵화가 禪墨畵家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백색의 한지나 흰색을 칠한 후  먹으로 그리거나 채색을 한다는 뜻이다.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 글에는 숨겨진 철학이 담겨있다. 공자가 이 말을 한 것은 단순히 그림 그리기 이론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 외면보다 내면의 의식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바탕이 깨끗해야 그림이 잘나온다. 그러니 마음을 잘 닦아라. 기록에 의하면 공자 시대엔 흰색의 종이가 없어 피륙이나 대나무와 나뭇잎으로 그렸다고 전해진다.

소素는 흰색을 나타낸다. 생사로 짠 명주의 물들이지 않은 본래의 색깔을 말한다. 그래서 素에는 본디의 뜻도 있고 평사시 平常時의 뜻도 있다.

보여 지는 형식적인 예 禮보다는 그 예의 본질인 인仁한 마음으로 형식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본질이 있은 후에라야 의미가 있다는 내면의 정신이다.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청정무후의 세계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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