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프, 양배추 샐러드가 식욕 자극
두툼한 돈까스 위 농도 짙은 소스의 만남
호주 유학시절부터 15년간 돈까스에 매진
윤태경 쉐프 "손님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

[일간경기=정연무 기자] 음식은 때론, 추억으로 연결돼 있다. 특정한 음식이 특별한 추억을 소환해 오기 때문이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아니든. 모두에게 돈까스는 행복한 기분이 몽글몽글 피어오를 때 먹는 음식이다. 어쩌면 관련된 추억 하나하나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만들기에..

 

문을 연지 3개월 밖에 안됐지만 수많은 돈까스 마니아와 미식가, 탐식가, 애식가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는 돈까스 전문점 이화의 메뉴들. 
문을 연지 3개월 밖에 안됐지만 수많은 돈까스 마니아와 미식가, 탐식가, 애식가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는 돈까스 전문점 이화의 메뉴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파인 다이닝(Dining)

그동안 겨울 제비처럼 자취를 감췄던 경양식집은 근래 '복고' 바람을 타고 다시 돌아오는 중이다. 하지만 이 '돌아온 겨울 제비' 중에 SNS에 찍어 올리기 좋은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한 곳은 많아도, 마음에 남는 맛까지 내는 곳은 드물다. 
광교 법조타운 맛집 거리 원희 캐슬 1층에 자리한 추억의 돈까스 전문점 ‘경양식 이화’는 상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드문 곳이다.
문을 연지 3개월 밖에 안됐지만 수많은 돈까스 마니아와 미식가, 탐식가, 애식가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광교의 돈까스 전문점 ‘경양식, 이화’이다.

“고객을 위한 요리. 먹는 사람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
“쉐프에게는 음식을 먹는 사람의 피드백만큼 기분 좋은 것은 없죠. 맛있다. 만족스럽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과 빈 접시를 보면 언제나 보람”이라는 주인장은 “요리사는 고객을 위한 요리, 먹는 사람이 맛있게 먹을수 있는 요리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시그니쳐 메뉴 ‘돈까스’
식당 입구 옆 키오스크에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으면 나오는 따뜻하고 폭신한 추억의 스프, 옛 추억에 빠지면 서운할 양배추 샐러드가 식욕을 상한가로 끌어올린다. 푹신하고 따뜻한 ‘김치 돈까스 나베’. 시원하고 개운한 ‘미니 모밀등’도 반드시 거쳐야 할 메뉴이다.

그래도 그중 제일인 이 집의 돈까스 메뉴 식전 음식이다. 이어지는 메인 디쉬에서 단연 군계일학인 두툼하고 두툼한 돈까스 두 조각이 맛의 기운을 뽐내고, 위에 덮인 소스는 마그마처럼 맛과 향의 밀도가 짙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쓴 바른 글씨처럼 반듯하고 정확해서 미각의 '스위트 스팟'(sweet spot)을 비켜나가는 일이 없다. 다소곳이 놓인 오이고추와 앙증맞은 쌈장에 살짝 곁들인 와사비가 맛을 거들고 깍뚜기와 단무지는 덤이다. 

“ ‘광교의 축복’ ‘혼밥의 성지’ ‘돈까스의 대명사’ ”등 ‘경양식, 이화’ 앞에 붙는 여러 수식어가 이를 증명한다.

수원시 광교 법조단지에 지난 1월 문을 연 경양식 이화 2호점.
수원시 광교 법조단지에 지난 1월 문을 연 경양식 이화 2호점.

하지만 ‘경양식 이화’의 매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듯 편하고 격의없게 식사를 즐기는 손님과 셰프의 시너지는 그 어떤 경양식집에서도 본 적이 없는 ‘바이브’와 ‘에너지’를 뿜어낸다. 

이처럼 ‘경양식 이화’를 행복과 웃음이 떠나지 않는 곳으로 만든 이는 15년 요리 경력의 윤태경 쉐프다. 이미 5년 전부터 수지 동천동에서 자신의 맛을 증명하고 있는 그는 지난 2023년 1월, 이곳에 ‘경양식, 이화’ 2호점의 문을 열었다.

"일반적인 장사꾼이 아닌, 내가 직접 연구 개발한 나의 요리를 판매하고 싶었습니다. 이윤이 적어도 손님이 진짜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죠. 그래서 5년전에 수지 동천동에 돈까스 전문점을 열었지요, 그게 ‘경양식, 이화’의 시작이죠.”

100명의 손님이 오면 100명을 모두 만족시키고 싶다는 경양식 이화의 윤태경 쉐프.
100명의 손님이 오면 100명을 모두 만족시키고 싶다는 경양식 이화의 윤태경 쉐프.

호주 유학 시절부터 15년이 넘는 시간을 돈까스에 공을 들였다는 돈까스에 진심인 윤태경 쉐프는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신선한 재료들로 대중의 입맛에 요리를 맞추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00명의 손님이 오면 100명을 모두 만족시키고 싶다”면서 “당연히 맛있고 친절해야죠. 그건 기본입니다. 이곳을 찾는 분들이 웃고 떠들며 행복해야 제가 행복할 수 있죠. 그게 어지간한 보약이나 돈보다도 귀하고 소중합니다”라고 강조한다.

그가 가진 경쟁력은 그가 가진 요리 기술이 아니었다. 아마도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윤 쉐프와 비슷한 혹은 더 뛰어난 쉐프들이 많을 수도 있다. 그가 가진 차별화 포인트는 접객 마인드에 있었다. 손님을 기쁘게 하기 위한 노력이 담긴 음식은 가장 맛있는 음식은 아닐지 모르지만 분명 특별한 음식일 것이다. 마치 유명 셰프가 만든 미역국보다 생일날 아내가 손수 만든 미역국이 더 맛있는 이유는 나를 향한 ‘정성과 노력’이 가미되어 있기 때문인 것처럼...

‘경양식 이화’의 슬로건은 “고객들의 행복”이다.
오는 6월 오픈 예정인 윤 쉐프의 또 한번의 도전, ‘경양식, 이화’ 3호점(용인 죽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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