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사 총림은 덕숭산 아래 자리한 소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또한 많은 스님들이 큰스님의 독특한 수행 가풍을 따르며 정진하고 있다. 스님들이 예불을 마치고 이동하는 모습은, 마치 기러기가 떼 지어 하늘을 나는 풍경과 같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필자는 문득 수행의 의미를 깨닫는다. 행동을 조심하라는 雁行(안행), 교만을 버리고 마음을 낮추라는 下心, 그리고 묵언. 수행의 세 가지 규칙을 실천하는 스님들의 모습은 자연의 순리에 몸을 내맡긴 고요한 기러기의 귀환과 전혀 다르지 않다. 
 
어느 날은 산길을 오르다 어느 스님과 마주쳤다. 버리면 가벼워지는 것을, 스님을 버리고 떠나시길, 지나가는 스님은 필자에게 한 마디 하고는 산을 내려 가셨다. 하나를 손에 쥐고 있으면, 그것을 지키겠다는 욕심으로 마음에 근심이 가득하다. 내 손에 쥔 하나를 버리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정말 남아 있는 한 가지를 버리고 가면, 마음이 편안해질까! 문득 세상의 비밀 하나를 또 깨달은 기분이다.

보름 달빛은 유난히 차고 쓸쓸하다. 이럴 때 쓴 茶 한 잔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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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 김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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