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梅雪月色 混合一春風 청매설월색 혼합일춘풍
맑은 매화와 눈빛 달빛이 한데 섞여진 봄바람이라,
此是圓融處湛然空不空 차시원융처 담연공불공
여기가 바로圓融한곳이니 맑게 비었는데도 비지 않았네.

이 詩는 이방원의 스승이며 고려말기 유학자 운곡 원천석 선생의 글이다. 두문동 72현 중 1인이다. 두문동은 경기도 개퐁군 광덕면 광덕산 기슭에 있던 예 지명이다. 고려가 망하자 조선을 반대했던 고려 원천석 등 72현이 두문동에 들어가 끝까지 고려에 충성을 다하고 지조의 상징이다. 운곡 원천석은 고려 말 정치의 문란함을 보고 개탄하며 치악산에 들어가 농사지으며 살았다. 유,불,도 3교 일치론을 주장하며 태종이 즉위한 후 여러 차례 벼슬을 내렸으나 응하지 않았다. 기록에 의하면 태종이 직접 원주 치악산을 찾아가 만나려 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왔다고 한다.

춘분이 지나고 뜬 보름달이 적막한 치악산 골짜기에 걸려 있다. 노란 달빛에 비추이는 건 운곡 원천석 선생의 모습이다. 치악산 자락에 이르러 문득 그 사실을 깨닫는 밤, 날이 개이면 운곡 솔바람 숲길 치악산 자락 무학대사가 잡아준 운곡 원천석 선생 묘역에 차 한 잔 獻茶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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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 김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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