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서초동 S교회가 화려한 교회를 건축하여 세간의 이목을 받았었다. 이번에는 전임목사의 아들이 ‘서초교회잔혹사’라는 소설을 출간하여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사랑의 교회의 내부 갈등과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한국교회와 세상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예수는 산상수훈 중의 일부인 마태복음 5:14절에서 예수의 제자들이 세상에서 어떤 존재인가를 말했다. 아주 유명한 말씀으로 예수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예수는 자신의 제자들에 대해, 오늘날로 하면 교회에 대해 ‘산위에 있는 동네(a city an a hill)’라고 했다. 당시 유대의 촌락은 평지나 구릉지에 존재한 것이 아니라 커다란 암반위에 성의 형태로 존재했다. 그러므로 산위에 동네는 사람들의 눈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예수는 예수의 제자들도 세상에서 숨겨질 수 없는 존재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교회는 ‘산위에 있는 동네’이다. 산 위에 있는 동네인 교회는 세상사람들에게 좋은 면으로든 나쁜 면으로든 노출될 수밖에 없다. 세상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서 우호적이든 비난을 하든 그것은 교회를 몰라서가 아니라 교회를 알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날 예수가 세상에 계시다면 교회를 ‘산 위에 있는 동네’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오늘날이라면 ‘유리상자 속의 교회’라 말을 했을 것이다. 인터넷의 발전은 사람들의 삶을 많이 바꾸어 놓았는데, 결정적인 것은 강준만 교수가 말했듯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무너뜨렸다’는 점이다. 과거엔 교회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외부인이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에 외부인이 내부를 침범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인터넷이 도움을 받아 내부의 깊은 곳까지 침투하고 획득한 정보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교회가 세상에으로부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인터넷의 발전과 관련이 있다. 인터넷 세상에서 교회의 잘못은 적나라하게 세상에 들추어졌다. 

인터넷의 발달은 교회를 ‘산 위의 동네’ 정도가 아니라 ‘유리상자 속의 동네’로 만들었다. 교회가 하는 모든 일들이 속속들이 외부인의 관찰의 대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교회는 이제 가장 투명하게 일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교회 내부자의 기준에 부합할 뿐 아니라 교회 외부자의 기준에도 부합하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 

인터넷 시대의 교회는 물질관리에 있어 투명한 교회여야 한다. 내부인의 감사가 아니라 외부인의 감사에 의해서도 털끝하나의 부정도 발견할 수 없도록 운영해야 할 것이다. 

서초동 S교회의 문제는 세간에 보도가 되어 교인들 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의 다 아는 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이런 갈등을 건설적으로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 교회의 갈등 해결이 생각보다는 합리적이거나 공정하게 되지 않는 듯하다. 다양한 사람들의 견해를 반영하여 합리적인 해결을 도모하기보다는 권력을 가진 일부의 사람들의 뜻대로 일이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이런 식의 해결은 교회 내부적인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교회외부자들을 설득하기 어렵다. 교회 내부적으로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 사랑의 교회의 문제는 이제 외부인도 다 알 수 있는 문제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한국교회의 교인들, 불신자들까지도 사랑의 교회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부디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가장 공정한 절차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외부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기 길을 가겠다는 사람들은 세상의 빛이요, 소금으로서 신자의 정체성을 잊어먹은 자들이다. 

인터넷 시대에 교회는 ‘유리상자 안의 동네’이다. 언덕위의 동네가 숨길 수 없다면 ‘유리상자 속의 동네’는 속속들이 관찰을 당한다. 세상이 교회를 지켜보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세상에 있는 어떤 모임보다 재정적으로 투명해야 한다. 교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세상 어떤 모임에서보다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유리상자 속의 교회’는 내부적으로 정당하게 운영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외부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외부자와 내부자의 경계가 무너진 인터넷 시대는 교회에게 매우 큰 경각심을 주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대처하지 못하면, 교회는 매우 비합리적인 이상한 단체,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단체로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교회가 스스로 ‘유리상자 속의 교회’임을 인정하면, 교회는 세상에 있는 어떤 단체보다 더 투명하고 합리적이며, 설득력있는 단체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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