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초여름 충남 보령 머드축제가 3년 만에 재개됐다.

이에 대한민국 곳곳에서 충남 보령으로 몰려들었으며 필자의 부모님 또한 연로하신 몸을 이끌고 보령으로 여행을 떠나셨다.

허나 인파가 과도하게 몰리고 초행길 인지라 모친이 길을 잃어버린 상황이 발생했다. 놀란 부친이 119에 신고하자 보령 해수욕장지구대에서 필자에게 전화가 옴과 동시에 수색이 시작됐다.

약간의 기억력 장애가 오신 모친인지라 놀란 가슴에 보령으로 가는 첫 차를 예약하려는 와중에 전화 한통을 받았으니 바로 지구대 근무하시는 경관이었다.

“모친을 찾았고 숙소로 모셔다 드렸습니다” 참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하는 전화였다.

이에 더해 보령 해수욕장 지구대 분은 한동안 잘 계시는 보호 관찰까지 하고 자리를 떠나셨다.

놀란 가슴을 재운 필자는 후일 모친의 상황이 궁금한 마음에 다시 그 지구대에 전화를 드렸고 상황을 진두지휘한 경관은 세세하게 설명해 준 뒤 “이와 같은 상황이 축제 기간에는 부지기수입니다. 하루 20건도 발생합니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경찰의 실력과 그들의 애민심에 감탄한 와중에 이와 반대로 진정 이 분들이 민중의 지팡이 인가 하는 사건을 현장에서 만나게 됐다.

필자가 필자의 집이 위치한 강남구 모 식당을 들린 사이 경찰차가 출동했고, 기자적 호기심에 직원에게 어떠한 상황 때문인가 물어보니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먹튀’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무전취식은 예전부터 흔한 사건 중 하나로, 식당 사장은 대다수 범인을 잡기보다 포기하고 만다.

위 식당도 직원의 신고로 119 지구대가 출동한 상황이었으며 외부에 있던 사장은 급히 귀가해 경찰의 조사에 협조했다.

그러나, 보령 지구대와 강남 모 처의 지구대의 대처는 천지차이였다.

‘먹튀’ 남녀가 자리했던 식탁을 찍던 필자에게 경관은 “왜 사진을 찍느냐”라고 언사를 높였고 필자 또한 “취재할 수 있잔습니까?”라고 답했다.

이에 그는 기자 명함을 요구했고 다행히 몇장 안남아 있던 명함을 그에게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취재를 불쾌해 하자 필자는 “취재의 자율권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맞서는 상황이 연출됐다.

하필이면 이날 필자는 그간 못 뵌 지인을 만나 석찬을 즐기고 온 상황이었는데 지인의 부군이 경찰이시다.

지난 대선 간 필자의 글을 기사인 양 합성해 인터넷에 배포시킨 인터넷 까페와 블로그 글을  3월에 강남경찰서에 고소·고발 조치한 적이 있다.

이후로 반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통보조차 받지 못했고 지인분의 부군께 하소연을 하니 잠시만 더 이해해 달라고 하셨다.

우리 대한민국 경찰분들 일이 많은 것은 인정한다. 인력 부족에 최근 인사 조치로 지휘체계가 휘둘린 것은 인정한다.

허나 정작 중요한 것은 고 물가 시대에 4만9000원을 받지 못한 사장의 고충과 그를 염려해 신고한 직원의 마음을 먼저 이해해야 하지 않나 싶다. 

더불어 사진 몇장 찍는 기자의 신원을 조회하기보다 주변 손님들한테 먹튀 손님의 신상을 탐색해야 하는 게 옳다.

마지막으로 꼭 같은 경찰서나 지구대라 하더라도 한숨만 나오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일 같은 지구대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주가 문을 잠그지 않고 톼근하자 해당 지구대에서 그를 기달려 그의 재산을 보호해준 경우도 있다.

필자는 겨우 두어달 간 이와 같은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반년에 걸친 고소·고발 건도 겪었으나 이와 관련한 아무런 수사 상황 통보도 받지 못했다.

이제 남은 것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과연 식물청장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이와 같이 들쑥날쑥한 대민 대응 상황을 개선할 것인지 집중해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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