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전원마을 속 위치
호텔같은 시설, 런치타임 운영
평상복 착용 일상생활 기쁨 누려
일상 밴드로 공유 가족들 만족
홍경복 원장 "이곳은 살러 오는 곳"

[일간경기=박웅석 기자] 1년 365일이 크리스마스 날이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1년 365일을 크리스마스로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있다. 인천시 남동구 농촌풍경의 전원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요양원(원장 홍경봉)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은 1년 365일이 크리스마스다.

어린이들의 요람인 유치원을 요양시설로 바꾼 크리스마스요양원은 코로나19로 모두가 긴장하던 지난해 5월 개원했다. 개원 1년이 지난 현재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의 가족과 보호자들의 홍보(?)로 많은 어르신들이 생활하고 있다.

홍경봉 원장에게 입소한 어르신들은 ‘우리 엄마, 내 아버지다’. 홍 원장의 이같은 생각(운영철학)은 개원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크리마스요양원 입소 어르신들도 모두 가족같이 생활하고 있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홍경봉 원장은 유치원 교사를 거쳐 유치원 운영 등 평생을 어린이 교육에 헌신해 왔다. 10여 년 전부터 사회복지 공부를 한 것이 바탕이 돼 지난해 유치원을 요양원으로 변경해 개원했다.

홍경봉 원장은 “여기가 원래 유치원이었던 자리다. 리모델링을 해서 어르신들이 생활하는 요양원으로 공간으로 바꾼 거다. 친정엄마와 시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신 경험이 있다. 그때 요양원에 또 가본 적이 있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입소어르신과 자녀)의 입장에서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부모님을 요양원에 입소시키고 시설이 열악해 일주일마다 요양원을 옮긴 경험이 있다. 낡은 침대에 누워있던 부모님을 그곳에 둘 수가 없어 시설이 좋은 곳을 찾아다녔다. 깔끔하고 시설이 괜찮은 요양원을 찾아 어머님을 모시고 다녔다. 홍 원장은 이러한 자식의 마음으로 크리스마스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

홍경봉 원장은 요양원을 시작하면서 그때 경험이 시설을 대충 만들거나 함부로 어르신들을 대하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보호자들이 부모님 모시고 왔을 때 편안히 돌아가도 되겠다는 그런 요양원을 만들고 싶었다. 

홍경봉 원장은 “요양원 하면 다 죽으러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가 죽으러 가려고 여기를 보냈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그런 분들은 실제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현대판 고려장’이란 이미지를 깨트리고 싶어 이름을 지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크리스마스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 나이든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좋아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요양원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은 옛날처럼 크리스마스 산타클로스에 대한 정서가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요양원에 입소한 어르신들은 오히려 크리스마스의 정서가 많이 남아 있고 남다르다. 70대~80대 어르신들은 누구의 이모, 누구의 삼촌이었을 때 사랑하는 조카에게 선물도 하고 가족과 함께 즐겁게 크리스마스를 보냈던 추억을 갖고 있다”고 했다.

홍 원장은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이 탄생한 날이다. 크리스마스요양원은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죽으러 오는 게 아니라 새로 태어나러 오시는 거다. 처음 오시는 어르신들이나 입소해서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에게 ‘살러 오는 곳’이라고 설명을 해준다. 어르신들도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알고 더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1년365일 매일 선물같은 하루를 어르신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크리스마스 요양원은 호텔같은 시설과 매일 다양한 식사들이 제공되는 런치타임,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어르신 뿐만 아니라 보호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홍경봉(사진 맨아래 왼쪽) 원장은 "이 곳은 어르신들이 죽음을 맞는 곳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 살러 오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1년365일 매일 선물같은 하루를 어르신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크리스마스 요양원은 호텔같은 시설과 매일 다양한 식사들이 제공되는 런치타임,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어르신 뿐만 아니라 보호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홍경봉(사진 맨아래 왼쪽) 원장은 "이 곳은 어르신들이 죽음을 맞는 곳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 살러 오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내집처럼 아늑하고 호텔같은 요양원

크리스마스요양원은 농촌풍경의 전원마을 같은 곳에 단독 건물로 지어져 입소한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제약받지 않는다. 특히 도심지역보다 공기가 맑아 어르신들과 보호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요양원 어르신들은 가능하면 모두가 함께 모여서 밥을 먹는다. 호텔같은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입소어르신들을 위한 ‘런치타임’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로비에 모여 호텔 로비에서 식사를 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음식, 즉 특식도 제공한다. 현재는 이벤트 형식으로 일주일에 2번 정도 진행하는 런치타임을 점점 늘려갈 계획이다.

홍경봉 원장은 “여기는 죽으러 오는 게 아니고 살려고 오시는 거다. 병원 입원이 아니다. 따라서 의식주가 매우 중요하다. 깨끗한 옷을 입혀드리고 잘 씻겨 드리고 또 좋은 환경 만들어 주려고 노력한다. 우리 요양원에서는 어르신들에게 환자복을 입히지 않는다. 어르신들은 멋지고 예쁜 평상복을 입고 옷 자랑도 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요양원은 어르신들을 침대에서 거의 내려오지 못하게 하는 게 현실이다. 침대에서 내려오면 자칫 골절로 인한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원장은 “어르신들이 거동이 가능하고 움직일 수 있으면 무조건 스스로 움직여야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홍 원장은 걷기가 불편하고 어려운 어르신들이 가능한 서서 움직일 수 있도록 케어해 준다. 또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침대에서 팔과 다리를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걷지 못하던 어르신이 혼자서 설 수 있고 재활을 통해 한 걸음이라도 걸으면 삶의 의욕이 달라진다.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은 매일 운동을 통해 점점 나아지는 것을 어르신 본인도 알고 자녀들도 확인하면서 즐거워 한다”고 말했다.

인지·신체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크리스마스요양원은 다른 요양원과 차별화 전략으로 입소어르신들의 일상과 재활을 통해 나아진 상황을 매일 ‘밴드’에 올려 자녀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 원장은 “우리는 어르신 케어에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에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요양원은 어르신들을 위해 인지활동, 신체활동, 노래교실 등 매일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위해 수년 동안 현장에서 경험한 전담 프로그램 복지사를 두고 있다. 특히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과 치매 증상을 늦추기 위한 색칠하기, 그림 그리기, 퍼즐 맞추기, 레크레이션 체조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홍 원장은 “어르신들은 트로트 노래 메들리, 관광버스 노래를 들으면서 같이 춤도 추고 체조도 하고 공놀이도 하면 굉장히 밝게 웃고 좋아진다. 면회 오는 자녀들이 ‘우리 엄마가 우리 아버지가 너무 좋아지셨어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때 저는 물론 사회복지사, 직원들 모두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요양원에는 홍경봉 원장을 비롯해 사회복지사, 간호사, 영양사 등 20여 명이 어르신들을 케어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근의 병원과 협약을 맺고 어르신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신경과 전문의사가 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진료해준다.

홍경봉 원장은 “요양원은 사명감과 보람으로 하는 일이다. 우리 직원들은 어르신들이 좋아질 때마다 내 부모가 좋아진 것처럼 굉장히 기뻐하고 행복해 한다. 직원들의 사명감과 노력이 크리스마스요양원의 경쟁력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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