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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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린 지 2주가 넘었다.

대선 기간 동안 각 당의 후보는 물론 국회의원과 기초의원, 당 공보실·선거 본부 인선들과 자원봉사자들을 포함해 어마어마한 인력들이 움직이며 이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모든 역량과 열정을 쏟아 붓는다. 

이들 중 기초의원과 광역의원들은 대선 기간 제일 고생하는 정치인들 중 하나이며 이들은 선거 기간 중 당의 후보를 위해 자의로 최선을 다해 유세 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국회의원들이나 중앙당에 의해 타의로 차출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들은 대선 기간 동안 비상 상황에 돌입하며 대선 결과는 추후 지방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민과 가장 밀접한 기초의원·시의원들은 차출돼 유세에 돌입할 지언정 몸사리지 않고 한 표라도 잡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이들은 대선 기간동안 의정활동을 겸했다 하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그간 소홀했던 민생 현안이 없는 지 점검하고 시민들의 삶과 생활이 나아질 수 있도록 빠르게 본연의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특히 시의원들은 해당 시장과 함께 시를 이끌어 나가는 작은 국회의원이라고 봐도 무방하기에 지역구 시민의 민생 현안 불편·불만 사항을 분석하고 개선하도록 앞장서야 한다.

이와 같은 막중한 의무를 짊어지고 있는 대한민국 시의원들 중에서 특히 1000만명에 달하는 시민을 책임지는 서울시의회 의원들. 그리고 그 중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대선 공식 선거 기간과 선거가 끝난 2주 후까지 공식 배포된 자료를 통해 들여다 보았다.

서울시의회 외관.
서울시의회 외관.

2022년 2월16일부터 3월9일까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공식 보도자료 중에서 고 김진수 시의원 추모 성명서 또는 특별위원회 자료·해명 자료는 제외하고 공식 배포된 자료는 대략 41건이며, 대선 후 3월10일부터 25일까지는 대략 10건이다. 

그런데 3월11일부터 21일까지 배포된 서울시의회 보도자료가 없다는 것은, 아무리 그들이 시민들과 만나 대선 승패 관련한 민생 현안 불만 사항을 청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소명해도 본인에게 한표를 선사한 시민들에게 의정활동을 보고할 의무를 져버린 것이라 인정해야 한다.

기초의원 3선과 광역의원 3선을 역임한 김용석 의원은 그의 책 ‘지방의원 길’에서 “지방의원의 본질적 임무는 집행부는 단체장과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일이다”라고 저술했다.

또 그는 “주민이 낸 세금이 낭비없이 효율적으로 잘 사용되고 있는지, 법과 규정에 맞게 사무에 처리되고 있는지, 주민들이 꼭 필요한 사업들을 잘 챙기고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 대선 기간과 대선이 끝난 2주 동안 서울 시민에게 보고한 의정활동이 미흡한 것은 지적받아야 하며, 그나마 발표된 자료들 또한 행사 참석 또는 성명서 발표 포함이라는 것은 실로 비참한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개소한 ‘국내 최초 독성물질 중독관리 센터 개소’ 보도 자료의 경우 취재 요청도 없었거니와 ‘국내 최초’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달기까지 노력한 시의원의 노력이 무색하게 센터의 전경이나 실질적 기능 소개도 미흡했다.

물론 개소되기까지 노력한 시의원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배포된 자료에는 개소식에 참여한 시의원의 소개와 사회 인사들 소개가 주류를 이뤘으며 관련 위원회 위원장은 센터 관련된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혹여 의원들이 대선 후 본연의 임무로 돌아와 활동했지만 시민들에게 보고하지 못한 것은 서울시의회 홍보실의 문제라고 짚는다면 이 또한 어폐가 있다. 

이는 현 서울시의회 홍보실 특성 상 시의원들이 그들에게 부여한 자료를 토대로 공식 보도 자료를 배포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원들의 잠수와 관련해 여러 의견들이 오가고 있으나 이들의 임기가 이제 두 달여 남짓 남았고 또 ‘6월1일 지방선거’ 준비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원과 밀접하게 접하는 송재근 평화학 박사는 ‘6월1일 지방선거 때문에 시의원들이 갈 길 찾기에 나섰다’라고 꼬집었다. 

송 박사는 “시민이 뽑아준 선출직이라면 대선 기간이든 그 기간이 끝났든 자신에게 한 표를 선사한 시민을 위해 임기 말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물론 모든 기초의원·시의원이 이와 같다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A 의원과 행정자치위원회 B 의원은 대선 기간에도 시의회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의정 활동에 몰두해 초췌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대선 일정을 밀착취재하는 동안 지방 시의원들이 영하의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사례를 여러 번 볼 수 있었기에 그들의 노고 자체를 저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서울시의원 110석 중 99석이 더불어민주당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 민주당 시의원 중 과반수가 대선 기간을 포함해 근 3개월이 넘도록 단 한 건의 공식 의정활동 보고가 없다면 이는 실로 큰 문제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제20대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중앙당에서는 6월 지방선거 공천심사에서 후보자들을 면도날처럼 날카롭고 꼼꼼하게 검증해 양질의 지방 의원들을 배출해야 한다.

덧붙여 당선된 의원들은 임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민생 현안을 녹여낸 개정안을 적극적으로 발의하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수준을 높여야 국민의 행복 지수 또한 높아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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