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와 아지랑이

                                             

                                         신명옥


쨍그랑! 무슨 징조일까
접시를 깨트리고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것은

코로나블루가 덮고 있는 세상
오랜 침체의 끝을 알리는 소리 같아 
창을 열고 바깥을 바라본다

덤불 밑에 흙을 뚫고 솟아오르는 애엽들
어김없이 계절은 제 길을 가고 있는데
곰의 동굴에 갇혀 무기력한 나

갑자기 어디선가 쑥내음이 나는 것 같다
어머니의 쑥떡이 떠오르는 것은
내 몸이 알려주는 환생의 기호일까 

쑥향기를 싣고 달리는 핏줄 속으로
모락모락 일어나는 기운들
내게 보내는 무언의 응원 같아

공중에 드리워진 무거운 막을 깨고 
바닥에서 고공으로 맑은 불꽃들이 일어나고 있다    

   화가 일휴
   화가 일휴

 

 

 

 

 

 

 

 

 

신명옥 현대시 2006년 등단. 시집 '해저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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