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윤 기자
               홍정윤 기자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제20대 대선이 치열했던 막을 내렸다. 

역사에 기록될 당선인과 후보들 뒤에는 함께 뛴 국회의원들, 선대위·선대본 사람들과 사이드 캠프에서 음지로 일한 특보단 등 어마어마한 인력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움직인다.

그리고 그들 중 후보의 일거수 일투족을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비평하는 기자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공보실 사람들의 활약을 각 당의 후보들이나 국민들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공식 유세가 시작되고 나면 각 당의 공보실은 그야말로 전쟁터가 된다. 후보들의 유세 일정과 메시지, 대변인들의 논평 등을 기자들 단톡방에 전달하거나 문자로 알린다.

그리고 후보들의 유세를 현장에서 마크할 언론사들 신청을 받고 버스 준비와 스케줄을 준비 등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진다.

마크 기자들 신청은 각 당마다 방법이 다르다. 예를 들어 국민의힘은 먼저 메일을 보내고 전화신청으로 이루어지며, 더불어민주당은 담당에게 문자로 신청한다. 

물론 국회 출입과 각 당 출입 기자에 한해서이며, 신청 인원에 맞게 우등관광 버스 또는 일반 관광버스 등 기자단 버스를 준비한다.

그리고 이른 아침부터 버스에 탑승해 후보를 마크할 경우 공보실 사람들은 식사를 못한 기자들을 위해서 간식과 음료를 준비해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데 기자들이 하루 종일 버스에서 고개 숙이고 노트북을 쳐다보며 기사 작성을 하다보니 신경이 날카로운 경우가 허다해 짜증을 낸다치더라도  공보실 사람들은 화를 내거나 맞받지 않는다. 

물론 유세기간 동안 그들의 신경을 굵게 긁은 기자도 못봤거니와 서로 고생하는 걸 알기때문이기도 하다.

또 공보실 사람들은  본인들의 행동 하나에 기사의 논조가 달라질 수 있고, 자신들의 후보가 당선되길 바라는 마음에 기자들에게 친절할 수 밖에 없다 하더라도 수많은 기자들에게 항상 깍듯이 대한다.

특히 국민의힘 박 모 팀장, 박 모 과장, 김 모 과장과 박 모차장 같은 경우 단 한번도 인상쓰는 걸 못봤다면 과연 그들은 얼마나 프로인건가? 

그 중 김 모과장은 기자단 버스 탑승하는 시간을 이용하기도 한다. 가끔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슬그머니 다가가서 조용히 “왜그랬어요~ 서운합니다”라고 하소연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 모주임 같은 경우는 조용하게 기자들 뒷바라지하는 걸로 입소문 탔다.

그녀는 살갑게 기자들에게 다가가지는 않으나 조용히 한명 한명 챙기는 타입으로 기자들은 겉으로 티를 내지 않으나 신뢰할 수 있는 공보실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세 현장에 도착하면 군집한 인파들 때문에 무대 앞으로 진입하기 힘들다. 이럴 땐 현장에서 몸으로 일하는 당원들과 공보실의 협조가 빛을 발한다. 

즉 유세 현장에서 일하는 당원과 자원봉사자들이 군중을 뚫고 진입할 길을 미리 터놓아주며 기자들은 어미새 따라가듯 공보실 사람들 뒤를 따라 무대 앞으로 신속하게 진입하고 보통 그 길로 후보들도 등장한다.

또한 공보실 사람들은 초행길에 길을 잃거나 화장실 다녀오느라 버스에 제때 돌아오지 못하는 기자들 하나하나 챙겨가며 전화하고 버스 위치를 사진으로 찍어 전달하느라 유세 현장 도착부터 떠나는 시간까지 정신없이 일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후보들의 연설 시간이 길어지거나 길이 막히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 실시간으로 일정을 체크하고 유세 현장에서도 가끔 무대 앞으로 뛰어드는 지지자들을 막느라 경호원들과 함께 진땀을 빼기도 한다.

보통 기자들은 서울 여의도에서부터 기자단 버스에 탑승해 취재를 시작하기도 하지만 제주도와 부산광역시 같이 서울에서 먼 지역에서 유세를 시작할 경우 현지 역이나 공항이 집합 장소로 정해지기도 한다.

이럴 때 공보실 사람들은 역이나 공항 앞에 버스를 대기시키고 기자들이 도착하면 같이 출발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긴 여행에 피로한 기자들은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고 건내는 그들의 인사에 저절로 힘이 나기도 한다.

이렇게 기자들과 같이 고생하며 자신들의 후보에 관련한 기사가 곱게 쓰여지길 바라는 공보실 사람들의 노력에 대해 후보 뿐만이 아니라 의원들도 감사해야 한다.

승리했든 패배했든 이와 같이 노력한 공보실 사람들이 있기에 기자들은 후보들을 더 쉽게 가까이에서 취재할 수 있고 더 많은 기사를 양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후엔 이들의 노력에 먹물을 끼얹는 경우도 생긴다.

일 때문에 전화를 하면 상냥하게 “네! 기자님” 했던 일부 공보실 사람들 중에 대선이 끝난 후에 전화를 하니 목소리 톤이 변해 “무슨 일이시죠?”하고 전화를 받는 직원이 있었다.

그러면 바로 예민한 기자들은 ‘변했네?’라고 느끼고 ‘이것이 정치판이고 권력인가’라는 비판과 함께 그간 현장에서 노력했던 공보실 사람들의 노고마저 저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힘들게 현장을 뛴 마크 기자들은 같이 고생한 공보실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고마움을 느낀다.  

그들이 해야 할 업무이기에 기자들을 챙기고 뒷바라지 해줬다 치더라도 같이 고생한 것 만큼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그들과는 계속 마주칠 일이 생길 것이며 그 때마다 기자들은 웃으며 인사하게 될 것이다. 

공보실 사람들이 승진하거나 이직 또는 부서 이동으로 5년 후 마크맨 버스에 함께 오를 일이 없다 하더라도, 한 두 번 정도는 같이 탑승하길 바라며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보낸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