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무 기자.
                                        정연무 기자.

壬寅年 正月, 성남골 촌락 무명 필부(匹夫)가 천오백년 사찰 건봉사에 올라 8기 탑, 48기 부도 앞에 혹, 부처님 가피(加被) 깃들길 앙망(仰望)하며 두 손 모아 기도드리옵니다. 만일(萬一)을 세 번 묶은 백 년 기도의 정성을 받잡아 삼장(三藏)의 교해(敎海)와 은혜를 구하오니, 어리석은 필부를 청풍납자(淸風衲子)로 여기시어 이 땅에 영묘한 덕(德), 하늘이 아끼는 값진 먹(寶墨) 향기가 가득 차게 하여 주시옵소서,

작금, 대한민국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내우환(內憂患)의 참화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치 지도자들의 외교, 안보, 국방에 관한 인식 부족과 판단력 결핍으로 국력이 나날이 쇠잔해가고, 서민들이 살림살이는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입니다. 
국민은 무엇이 참이고, 거짓 인지에 눈을 감고, 내 편만 옳다는 진영논리에 함몰되면서, 이성의 마비가 가져오는 폐해가 자기 발등에 떨어지지 않는 한, 먼 산 구경하는 꼴이 됐습니다. 
이렇듯, 나라의 안위가 '머리카락 한 올에 3백근을 지탱해야 하는' 몹시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2022년 3월9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를 선거'

설상가상으로, 채 40일도 남지 않은 ‘대통령선거판’마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프레임 씌우기의 협잡의 언사(言辭)가, 비겁과 겁박의 언사가, 국민의 판단을 마비시키며 묘서동처(猫鼠同處) 간 ‘권력 잡기 놀음’이 되고 있습니다.

새 희망과 기대로 나라의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시대정신이나 어젠다 경쟁은 멀리 밀어낸 저들의 품위 없는 처신, 자질을 의심케 하는 실언과 막말, 최소한 지켜야 할 것도 지키지 않는 상호비방, 지도력 부재와 유례를 찾기 힘든 비호감도, 본인·가족 리스크 등으로 국민적 환멸을 양산하는 현실만 존재합니다.

이렇듯, 대한민국의 미래는 영영 없어 보입니다. 

불구하고,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면, 
우리 국민의 천의(天意)가 강경하여 바로잡기를 마다하지 않을 터, 턱없는 감언이설에 맹목적으로 좇아 함께 어울리지 않을 것인 줄 우리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는 기대입니다. 

5천년 역사를 돌이켜 우리 한민족의 저력은 숱한 외침과 동족상잔의 아픔도 이겨냈으며, 국난에 직면해서는 어떤 이민족도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하는 찬란한 문화와 유구한 역사를 이 땅에서 이루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니, “천하 일 가운데 예측키 어려운 일도 많다” 하지 마시고. 천만 꿈밖에 작금의 사태가 어찌하다 마시고, 이런 상황에서도 이들을 심판하는 것이 민주주의 시민의 의무임을 알려주시고, 눈을 감지 않고 똑바로 견제해야 후보를 포함한 정치인들의 수준이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때가 왔음을 일러주시고 그 시작이 오늘임을 인지하게 하시고, 그러한 연유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숙명의 지침을 내리시어 그 뜻이 이 땅에서 그대로 이루어지길 간곡히 청하옵니다.

현재의 대립과 양분된 민심이 부디 하늘의 뜻이 아닌 줄 아오니, 그들의 욕심으로 비롯된 모든 갈등을 수습할 수 있도록 치유의 힘을 주시고, 이제 우리 국민이 투표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부디 도와주옵소서.

필부는 엎드려 고합니다, 
임인년(壬寅年) 새날을 밝히는 저 붉은 태양이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희망의 신호임을 알게 하시고, 현재 직면한 역병의 창궐함을 중단케 하시고 민초들 살림의 피폐함과 곤궁함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이와함께, 선거의 본질이 개인의 영달이나 정당 간 힘겨루기가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위한 머슴을 뽑는 일임을 후보들이 자각하게 하시어 주인인 국민에게 충성할 줄 아는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국민은 약속을 지키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게 하소서.그리하여 나라가 굳건하게 하고, 국민은 화목하여, 서로 위하는 대한민국을 허락 하옵소서.

오늘, 여기 천오백년 고찰 건봉사에서 감히 고하노니, 오늘의 간절함이 진정으로 전하여져 의로운 기운이 함께 함과, 이러한 믿음이 하나 되게 하소서 .필부(匹夫)의 간곡한 소원이 부디 이루어지길 엎드려 간청하오니, 더는 난국에 오천만 국민을 그저 두지 마시고, 부디 살펴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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