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의 구조자와 실종자 수가 또 바뀌었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7일 중간 수색결과 브리핑에서 잠정 확인된 인원이 탑승자 476명, 생존자 172명, 사망자 269명, 실종자 35명이라고 밝혔다. 기존 발표와 탑승자 수는 같지만 생존자가 2명 줄고 실종자가 2명 늘었다. 세월호 사고 이후 탑승자와 실종·구조자 수가 번복된 것은 이번이 벌써 7번째다. 그것도 사고가 난 지 이미 3주도 지난 시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사고 당일부터 집계가 오락가락하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에는 크게 금이 갔고 희생자 가족의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간 지 오래다.

구조자 수가 2명이 준 것은 중복신고와 오인신고가 확인된데 따른 것이고 실종자 수가 늘어난 것은 명단에 없던 중국인 2명이 지난달 시신으로 발견된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해경이 구조자 수 중복을 확인한 것은 지난달 21일이고, 중국인 2명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지난달 21일과 23일이다. 그러나 해경은 이런 집계의 변동을 그때그때 바로 반영하지 않다가 7일에서야 바로 잡았다. 해경 측은 혼란을 줄이려고 정밀 확인작업을 하느라 늦어졌다고 해명했지만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이래서는 이번 집계도 확실하다고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장 기본이 돼야 할 탑승자 집계를 놓고 해경 등 구조당국이 언제까지 이렇게 헤매려고 하는 것인지 한숨만 나온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은 물론 국민을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해경 직원이 세월호 관련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가 적발되고, 해경 간부는 이 상황에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이모 경사를 대기발령하고 감찰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 경사는 지난달 24일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이 한국선급 본사에 대한 1차 압수수색을 벌인다는 정보를 하루 전인 23일 한국선급 법무팀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려줬다고 한다. 선박검사와 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선급은 해운 비리 의혹과 관련한 주요 수사 대상이다. 이런 곳에 보안이 유지돼야 할 압수수색 정보를 해경이 미리 알려줬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얼마나 유착됐기에 이럴 수 있는지 해경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요구된다. 이 경사가 어떻게 검찰 내부정보를 입수했는지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세월호 참사로 골프·음주 자제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두 차례 골프를 친 제주해경 간부도 직위 해제됐다. 해경이 사고 초기 대응부터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거센 비난을 받는 마당에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개탄스럽다. 


어버이날인 8일, 세월호 사고로 실종된 자식을 팽목항에서 애타게 기다릴 수밖에 없는 부모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진다. 자식을 장례 치르고 떠나보낸 부모의 아픔도 어떻게 헤아려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세월호에서 승객의 탈출을 돕다 숨진 승무원 고(故) 박지영씨의 어머니는 대학생들이 모아 전달한 성금을 '더 어려운 가족을 도와달라'며 사양했다고 한다. 자신도 몹시 힘든데 남을 배려하는 모습에 마음이 더 무겁다. 희생자 가족이 가슴을 치는 일이 더 생기지 않도록 해경 등 구조당국은 정신을 차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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