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탈 전 肉脫 前

                                   

                            이철경

광주를 품은 무등에 올라
바간에서 만난 어린소년에게 말하노라
오월민주항쟁의 결실을 잊지 말라고,
반역의 세월로 살이 썩어 흙으로 돌아가기 전에 
흘린 피가 바닥에 굳기 전에 자유를 쟁취하리라

자유를 향한 절규가 칠흑 같은 어둠을 빠져나오면 
민주화 여명이 장대하게 펼쳐지리라 
새벽달이 별과 함께 사라지는 동트는 새벽
바간의 유적이 일제히 장대한 모습을 드러내듯,  
미얀마의 자유가 선명하게 끝없이 펼쳐지리라

고산지대 바다같이 드넓은 인레의 잔물결
고기 잡는 어부와 호수를 일구던 연꽃줄기 같은 민중들이여
그때는 다시 자유가 흐르는 인레호수 들러, 
마켓에서 만났던 어여쁜 미스 타 텟 텟 안부도 물으리라
사진찍자 V했던 손가락으로 시인 켓 띠의 안부도 물으리라

사진 인송문학촌 바다전경
사진 인송문학촌 바다전경

 

 

 

 

 

 

 

 

 

 

이철경  2011년 〈목포문학상〉평론본상,《포엠포엠》평론수상과 시전문계간지《발견》으로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시집으로 『단 한 명뿐인 세상의 모든 그녀』,『죽은 사회의 시인들』,『한정판 인생』과 평론집『심해를 유영하는 시어』를 발간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