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박만진


칡의 땅속뿌리는 달큼하고

등나무 꽃은 향기로운데

어찌하여 칡과 등나무는

짐짓 갈등을 빚는 것일까

엄나무 같은 가시 없으니

서로서로가 쉬워 보이나

칡은 왼쪽으로 덩굴을 꼬니

왼손잡이가 분명하고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꼬니

오른손잡이가 분명하네

화가 일휴.
화가 일휴.

 

 

 

 

 

 

 

 

박만진 1987년 ‘심상’ 신인상 등단. 시집 ‘접목을 생각하며’ ‘오이가 예쁘다’ ‘붉은 삼각형’ ‘바닷물고기 나라’ ‘단풍잎 우표’ 등 10권. 시선집 한국대표서정시 100인선 ‘꿈꾸는 날개’ 등 3권. 충남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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