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너트 결합부 40곳 중 11곳 부실결합·용접"

▲ 추락사고로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 광장 환풍구가 부실시공된 사실이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환풍구 콘크리트 구조물 위를 둘러싸 덮개를 지탱해야 하는 L자형 테두리받침대가 콘크리트 구조물과 이격이 생겨 제대로 결합되지 않은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고 후 현장 사진. (일간경기=연합뉴스)

추락사고로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 광장 환풍구가 부실시공된 사실이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한 결과, 환풍구가 부실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추락사고는 직사각형 형태인 환풍구를 세로로 지탱하고 있는 2개의 부재(받침대) 중 한 개가 사람들의 하중에 의해 내려앉으면서 파괴돼 발생했다"며 "전체적인 감정결과 용접불량, 앵커볼트 미고정 등 부실하게 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를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가 사고 현장의 덮개를 지탱하고 있던 받침대(지지대)에 대한 하중 실험을 실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가 하중이 가해진 받침대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이번 실험은 사고현장에 남은 일자형 받침대 1개를 아래쪽으로 잡아당겨 하중을 얼마나 견디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간경기=연합뉴스)

환풍구는 세로 부재(3.7m) 2개 위에 가로(6.1m) 부재 1개가 지나는 직사각형 형태로, 덮개가 그 위에 얹혀져 있는 구조로 시공됐다.

가장 많은 하중을 받는 지점은 받침대인 부재 3개의 접합부, 콘크리트 구조물과 철제 L자형 테두리받침대(앵커) 연결부 등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재는 일체형 강관이 아닌 짧은 관이 서로 닿는 부위마다 용접된 형태였다. 

경찰은 일체형 강관을 쓰지 않고, 짧은 관을 용접해 이어붙인 것이 규정에 어긋난 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설계분야를 수사 중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또 전체 환풍구 콘크리트 구조물 위를 둘러싸 덮개를 지탱해야 하는 L자형 테두리받침대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이격이 생겨 제대로 결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테두리받침대 사이를 결합하는 볼트-너트 결합부 40곳 중 11곳이 대강 용접된 채 마무리됐고, 이 중 2곳은 아예 너트도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감정은 시뮬레이션 실험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1차 중간 결과"라며 "하중실험(21일) 결과는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와 함께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출국금지 조치된 공연 관계자 5∼6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공 관계자들에 대해선 보강 조사를 거쳐 형사입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경찰에 출금조치된 관련자는 11명이다.

지난 17일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 환풍구 철제 덮개가 붕괴돼 환풍구 위에서 공연을 보던 시민 27명이 18.9m 아래로 추락,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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